<?xml version="1.0" encoding="UTF-8"?><rss xmlns:dc="http://purl.org/dc/elements/1.1/" xmlns:content="http://purl.org/rss/1.0/modules/content/" xmlns:atom="http://www.w3.org/2005/Atom" version="2.0" xmlns:media="http://search.yahoo.com/mrss/"><channel><title><![CDATA[OTTER LETTER]]></title><description><![CDATA[오터레터 Otter Letter]]></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link><image><url>https://otterletter.com/favicon.png</url><title>OTTER LETTER</title><link>https://otterletter.com/</link></image><generator>Bluedot 4.5</generator><lastBuildDate>Sun, 12 Jul 2026 18:05:30 GMT</lastBuildDate><atom:link href="https://otterletter.com/rss/" rel="self" type="application/rss+xml"/><ttl>60</ttl><item><title><![CDATA[맘다니 가설 ④]]></title><description><![CDATA[이제 민주당 지도부는 맘다니와 DSA의 성장을 큰 우려의 눈길로 보기 시작했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4/</link><guid isPermaLink="false">6a4fb18c9b078b000129d770</guid><category><![CDATA[맘다니]]></category><category><![CDATA[민주사회주의]]></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Thu, 09 Jul 2026 22:40: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7/eelnza_202607091442.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앞의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맘다니의 가설은 아래의 그림과 같다. 오바마, 펠로시, 바이든과 카멀라 해리스로 대표되는 전통적인 민주당은 "엘리트들(the elite)의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그들만으로는 일반 국민(the people)의 표를 충분히 확보할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트럼프의 MAGA 세력이 3, 4사분면을 가져가게 된다. 따라서 민주당에서도 잃어버린 3사분면을 되찾고, 4사분면을 공략할 수 있는 새로운 세력이 나타나야 한다는 것이다.</p><figure></figure><p>전략만으로 보면 흠잡을 데 없다. 하지만 이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장벽이 몇 개 있다. 첫째,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은 '맘다니 현상', 즉 맘다니라는 인물이 특출해서 가능했던 현상이 아니라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민주당 내 새로운 세력의 출현을 바라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혹은 맘다니의 영향력이 더 커져서 트럼프처럼 당내의 다른 후보를 지지하거나 공격해서 경선 결과를 바꿀 수 있어도 그 지속성을 증명할 수 있다.)</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4/">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맘다니 가설 ③]]></title><description><![CDATA[궁금한 것은 슐로스버그가 왜 패했느냐가 아니다. 낸시 펠로시가 왜 그런 사람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느냐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3/</link><guid isPermaLink="false">6a4688326a991f00010c131a</guid><category><![CDATA[맘다니]]></category><category><![CDATA[민주사회주의]]></category><category><![CDATA[DSA]]></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Sun, 05 Jul 2026 23:42: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7/ugd99j_202607021754.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지난해 말, 존 F. 케네디의 유일한 외손자로 알려진 잭 슐로스버그(Jack Schlossberg)가 연방 하원의원직에 도전한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의 어머니는 캐롤라인 케네디(Caroline Kennedy)로, JFK가 암살당했을 당시 6살의 어린 나이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가 묘하게 섞인 외모의 캐롤라인은 직접 정치를 하지 않았지만, 과거 케네디 시절을 그리워하는 민주당 지지자들에게는 상징적인 존재였다.</p><p>그런 캐롤라인 케네디가 2008년 대선에서 혜성처럼 떠오른 버락 오바마를 지지한다고 발표한 건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 '적통 민주당 가문'이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건 망설이던 많은 사람들에게 일종의 '품질 보증'처럼 여겨졌고, 오바마는 취임 후 그를 주일본 미국 대사에 임명했다. 2020년 대선 때는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밝혔고, 바이든은 취임 후 캐롤라인을 주호주 대사에 임명했다. </p><p>캐롤라인 케네디가 외교 분야에서 특별한 경력을 쌓았던 것도 아니다.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지만, 주로 출판, 시민교육, 비영리·교육 분야에서 일한 사람이다.) 누가 보기에도 '케네디 가문'이라는 이름값으로 대통령 당선에 도움을 줬기 때문에 보답의 의미로 대사에 임명된 것이다. </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3/">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맘다니 가설 ②]]></title><description><![CDATA[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이 민주당, 공화당 가릴 것 없이 모두 '엘리트 계급'이라고 생각한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2/</link><guid isPermaLink="false">6a43a63e701e990001476e52</guid><category><![CDATA[DSA]]></category><category><![CDATA[민주사회주의]]></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Wed, 01 Jul 2026 19:50: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o7hc8c_202606301201.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을 다룬 글('<a href="https://otterletter.com/nyc-votes/">뉴욕의 선택</a>')에서도 설명했지만, DSA는 민주사회주의자들이 결성한 단체로 독립된 정당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양당제가 워낙 견고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당을 창당해서 정치세력화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이는 단순히 홍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제도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미국에는 중앙선관위가 없고, 선거와 투표 관리가 주별로 다르게 이뤄지기 때문에 50개의 서로 다른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할 뿐 아니라,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이기 때문에 새로운 정당이 전국적으로 10~20%의 지지자를 받는다고 해도 의석을 얻기 힘들 수 있다) 따라서 DSA 같은 단체는 그나마 목표가 비슷한 당에 들어가서 자신들의 정치적 목표를 달성하는 플랫폼처럼 사용하는 것이다.</p><p>민주당 내의 DSA는 한국이나 일본처럼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하는 계파와도 다르다. 버니 샌더스라고 해도 DSA의 상징적인 인물일 뿐이다. 자체 회원이 있고, 회비를 받고, 지도부가 있고, 그 안에서 정책을 결정한다. 민주당 주류로서는 자신들과 견해가 달라 신경 쓰일 수 있지만, 합법적으로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후보를 낸다면 막을 방법이 없다. </p><blockquote>더 흥미로운 건 버니 샌더스가  DSA의 공식 회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는 자신을 '민주사회주의자'라고 소개하지만, 이 단체에 가입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특정 이념이나 규칙에 얽매이지 않고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렇다고 해서 거창하게 가입 거부 이유를 밝힌 것도 아니고, 수십 년 동안 무소속(Independent) 정체성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DSA 내부에는 이런 샌더스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 강경파도 존재하지만, 샌더스로 인해 DSA가 홍보되고, 외연이 확장되는 이점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그와 손을 잡는다. 민주당 지도부가 DSA를 보는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blockquote><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2/">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맘다니 가설 ①]]></title><description><![CDATA[오바마의 연설은 훌륭했지만, 그랬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가 아주 옛날 사람처럼 느껴졌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link><guid isPermaLink="false">6a41ca8ea8b0cf0001138823</guid><category><![CDATA[민주사회주의]]></category><category><![CDATA[맘다니]]></category><category><![CDATA[2016년 민주당 경선]]></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Mon, 29 Jun 2026 17:21: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5k2o4g_202606290226.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지난주 화요일(6월 23일), 뉴욕주 전역에서 연방 하원의원과 주 의원 후보를 뽑는 민주당 예비선거(primary)가 치러졌다. 뉴욕주, 특히 뉴욕시의 경우 민주당이 크게 우세한 곳이기 때문에 11월에 열리는 본선거보다 민주당의 예비선거가 더 중요하다.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한 후보는 본선 승리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p><p>이런 곳에서는 당 지도부의 의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당의 지역 조직이 워낙 탄탄하고 당 지도부와 긴밀하게 일하기 때문에 당에서 미는 후보, 특히 특정 지역구에서 오래 일한 기성 정치인들이 경선에서 다른 후보에 밀려날 일은 거의 없다. 척 슈머(Chuck Schumer, 뉴욕),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캘리포니아), 스테니 호이어(Steny Hoyer, 메릴랜드), 딕 더빈(Dick Durbin, 일리노이), 에드 마키(Ed Markey, 매사추세츠) 같은 정치인들이 30~40년씩 연거푸 당선되며 당 중진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p><blockquote>그런 지역에서 특정 정치 세력이나 인물이 권력을 독점하고 유지하기 위해 구축한 거대한 정치조직을 흔히 'political machine(정치 기계)'이라고 부른다. 기계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고 해서 그렇게 부른다. 로버트 F. 케네디나 버락 오바마처럼 조직 동원과 무관해 보이는 정치인들도 이런 지역 당 조직의 도움이 없이는 성장할 수 없었다. </blockquote><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mamdani-hypothesis/">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포퓰리즘 vs. Populism]]></title><description><![CDATA[한국 언론에서 사용하는 포퓰리즘은 부정적 가치 판단이 들어간 단어다.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english-sunday-12/</link><guid isPermaLink="false">6a40f63ea8b0cf0001137cf9</guid><category><![CDATA[English]]></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Sun, 28 Jun 2026 13:29: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cyjusq_202606281024.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figure></figure><p>한국에서 포퓰리즘은 부정적 가치 판단이 들어간 단어다. "대중의 인기에만 영합해 실현 불가능한 정책을 남발하는 대중영합주의"라는 의미로 설명한다. '대중주의'도 아니고, '대중<strong>영합</strong>주의'라면 분명한 가치 판단이다. 한국 언론의 기사 제목들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듯, 특히 보수 진영에서는 경쟁 정치세력의 정책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할 때 등장한다.</p><p>공산주의를 표방한 북한과 전쟁을 치른 역사 때문에 '좌파=공산주의'라는 프레이밍이 여전히 효과를 발휘하는 나라에서 포퓰리즘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수상한 단어다. 한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나도 한국어로 쓴 '포퓰리즘'이라는 단어를 만나면 그런 이미지가 떠오르는 걸 어쩔 수 없다. </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english-sunday-12/">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그 감방에서 일어난 일 ④]]></title><description><![CDATA[이론적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 그런 일이 일어났다는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4/</link><guid isPermaLink="false">6a3e74823059a10001b8a50e</guid><category><![CDATA[제프리 앱스틴]]></category><category><![CDATA[음모론]]></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Sat, 27 Jun 2026 00:28: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8q664r_202606261253.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엡스틴이 사망한 특별수용동(SHU)에서 근무하던 교도관은 두 명이었다. 이들이 앉아 있는 책상은 엡스틴의 감방에서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아래 그림을 보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감방은 두 개 정도에 불과하다.) 뉴욕타임즈는 엡스틴이 감방 문에 있는 창문으로 교도관들이 근무 패턴, 특히 그들이 근무를 태만하게 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을 것으로 본다. </p><p>엡스틴이 사망한 날(8월 10일) 새벽에는 두 명—마이클 토머스와 토바 노엘—이 SHU의 근무를 서고 있어야 했지만, 마이클 토머스 교도관은 어찌 된 일인지 그곳에 있지 않았다. 따라서 당시 자리를 지킨 교도관은 다른 한 사람, 토바 노엘(여성)뿐이었다. 게다가 노엘은 전날 거의 하루 종일 근무를 한 상태에서 초과 근무에 투입된 상태였다. </p><p>토바 노엘은 처음에는 근무 수칙에 따라 복도를 순찰하며 수감자들의 상태를 살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엡스틴의 부탁을 들어주기도 했다. 엡스틴은 수면 무호흡증이 있어 잠잘 때 필요하다며 양압기(CPAP)의 전원을 밖에서 연결해달라고 했다. 그때가 9일 밤 10시로, 노엘 교도관은 엡스틴이 살아있는 모습을 본 마지막 사람이 되었다.</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4/">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그 감방에서 일어난 일 ③]]></title><description><![CDATA[구치소 당국은 왜 엡스틴의 자살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았을까? ]]></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3/</link><guid isPermaLink="false">6a3d08c616b54100013e40a1</guid><category><![CDATA[제프리 엡스틴]]></category><category><![CDATA[음모론]]></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Thu, 25 Jun 2026 20:44: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fa9edw_202606252042.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여러 명을 죽인 범인과 같은 방을 쓴다는 건 분명 소름 끼치는 일이다. 하지만 그곳은 형이 확정된 사람들이 있는 교도소가 아니라, 재판을 기다리는 구치소였다. 엡스틴과 같은 방에 있던 타탈리오니는 재판에서 최대한 형량을 낮추려고 행동을 조심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엡스틴을 해칠 이유가 없다는 게 구치소 당국의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적은 형량을 기대하며 모범적으로 행동하기 위해 엡스틴을 도울 가능성도 있었다.</p><p>구치소에서 엡스틴의 혐의를 고려할 때 자살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를 평가하는 면담을 진행했다. 그를 면담한 심리학자는 그의 자살 위험성이 높지 않다는 소견을 남겼다. 이 기록은 나중에 그가 사망한 후, 타살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근거로 자주 등장하게 되지만, 사실 그 면담은 엡스틴에 대한 법원의 보석 심사 전에 이뤄졌다. 그때까지만 해도 엡스틴은 꽤 활기찬 표정이었고, 보석 허가를 받을 거라고 낙관하고 있었다. 보석으로 나가기만 하면 집에 머물면서 재판을 통해 또다시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하던 시점이다.</p><p>하지만 그가 체포된 지 12일 만에 나온 법원의 결정에서 보석 신청은 기각되었다. 타탈리오니에 따르면 기각 판결을 받고 감방으로 돌아온 엡스틴은 그에게 올가미를 어떻게 만드는지 아느냐고 물었다. 엡스틴은 타탈리오니와 같은 감방을 쓰면서 실제로 자살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번은 창문 창살에 침대 시트를 묶고 있는 모습을 봤고, 다른 한 번은 그의 매트리스 밑에 올가미를 숨긴 것을 찾아냈다.</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3/">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그 감방에서 일어난 일 ②]]></title><description><![CDATA[프랑스 파리에서 뉴욕으로 돌아오는 그를 기다린 건 검사와 연방수사국의 요원들이었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2/</link><guid isPermaLink="false">6a3bf45816b54100013e18d5</guid><category><![CDATA[제프리 엡스틴]]></category><category><![CDATA[음모론]]></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Thu, 25 Jun 2026 00:14: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r213fo_202606250017.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오터레터에서 연재한 '<a href="https://otterletter.com/epstein-class/">엡스틴 계급</a>'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제프리 엡스틴은 원래 2005~2008년에 미성년자 성매매 및 성 착취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연방 검사와의 (수상쩍을 만큼 너그러운) 합의를 통해 13개월만에 복역을 마치고 풀려났다. 하지만 2018년부터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고, 무엇보다 플로리다의 마이애미해럴드 탐사 보도로 2008년 당시의 합의 과정의 문제점이 드러나자 뉴욕 남부 연방검찰이 새로운 증거와 새로운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별도의 연방 성매매·인신매매 수사에 착수했다.</p><p>FBI(연방수사국)와 연방 검찰은 2019년 7월 6일 뉴저지의 한 공항에서 엡스틴을 체포해 뉴욕 맨해튼의 구치소에 수감했고, 그로부터 한 달이 조금 넘은 8월 10일 이른 아침, 엡스틴은 감방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게 사건의 전말, 즉 시작과 끝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그 한 달 동안 구치소(교도소)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느냐에 있다.</p><figure><figcaption>엡스틴이 한때 일했던 월스트리트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이 구치소는 시설 노후화와 운영 문제 등으로 2021년에 운영이 중단되어 현재는 사용되지 않고 있다.<div><a href="https://www.bbc.com/news/world-us-canada-49323320">BBC</a></div></figcaption></figure><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2/">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그 감방에서 일어난 일 ①]]></title><description><![CDATA[세상에서 일어나는 잘못된 일들의 상당수가 실제로는 '누군가의 악의'가 아닌 '누군가의 무능'에서 비롯된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link><guid isPermaLink="false">6a352ee516b54100013db335</guid><category><![CDATA[제프리 엡스틴]]></category><category><![CDATA[음모론]]></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Mon, 22 Jun 2026 00:58: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mudp0h_202606252052.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워싱턴 D.C.의 링컨 기념관 앞 리플렉팅 풀(Reflecting Pool)은 애초에 관리가 까다로운 시설이었다. 얕고 넓은 데다 여름이면 수온이 쉽게 올라가 녹조가 자주 발생했고, 물 순환 시설과 배관 문제도 오래전부터 지적되어 왔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독립 250주년을 앞두고 이 연못을 자신이 말한 "미국 국기의 푸른색(American Flag Blue)" 색으로 바꾸겠다며 대대적인 개보수 공사를 추진했다.</p><p>문제는 과정이었다. 애초 100~200만 달러 수준으로 이야기되던 사업은 설명도 없이 1,400만 달러(약 210억 원) 이상으로 불어났고, 공사는 경쟁 입찰 없이 긴급 사업이라는 이유로 특정 업체에 맡겨졌다. 그 업체가 과거 트럼프 관련 사업을 하던 사람이라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왜 그렇게 서둘렀는지, 공개 입찰 절차를 왜 생략했는지 등 다양한 의문이 제기됐다. 단순한 유지보수 문제를 정치적 과시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투명성이 희생되었고, 비리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p><figure><figcaption>리플렉팅 풀에서 물을 빼고 푸른색 도료를 칠하는 장면<div><a href="https://www.reuters.com/pictures/photos-show-crew-painting-reflecting-pool-trump-renovation-continues-2026-05-14/">Reuters</a></div></figcaption></figure><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death-of-epstein/">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탈라리코 블루 ⑤]]></title><description><![CDATA[탈라리코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그가 승리한다면 트럼프가 재편한 미국의 정치판도는 또 한 번 요동치게 될 것이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5/</link><guid isPermaLink="false">6a3171ec2d12610001b80dae</guid><category><![CDATA[텍사스]]></category><category><![CDATA[미국 중간선거]]></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Wed, 17 Jun 2026 01:58: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9709yw_202606161555.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문제는 저스틴만이 아니었다. 6학년 학생들 중에 글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었다. 그는 빈곤율이 높은 학군에서는 교사들에게 수업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역할까지 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당시 텍사스의 주의회는 공립학교 예산을 54억 달러(약 7조 원)나 삭감한 상태였다. 탈라리코는 빈곤 지역 학교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예산 감축 문제를 체험하면서 심한 소모감을 느꼈고, 오래지 않아 교사 생활을 그만두었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지쳤기 때문이다. </p><p>교사를 그만둔 탈라리코는 하버드 대학원에 진학해서 1년간 교육 정책을 공부한 후, 지역의 비영리 교육단체에서 일했다. 그러던 2017년 어느 날, 그의 고향 지역구의 공화당 하원의원이 의원직을 내려놓자, 출마를 결심했다. 그는 공화당 텃밭이던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2018년 텍사스 주하원의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되었다. </p><p>그 후 지금까지 네 번의 임기를 수행하면서 그가 꾸준히 강조한 정책은 교육과 관련한 것이었다. 그는 입법 활동을 하면서 옛 제자들의 얼굴을 떠올리며, '이 법이 그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생각했다고 한다. 첫 임기 때 학교 내 정신 건강 서비스 확대, 초중고교 자살 예방 프로그램 강화, 금융 문해력·시민 의식·성교육 관련 교육과정 투자를 골자로 하는 종합 법안을 발의했다. </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5/">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탈라리코 블루 ④]]></title><description><![CDATA[탈라리코가 문을 열고 밖을 보니 체육 교사 두 명이 저스틴의 양팔을 붙잡고 학교 밖으로 들어내 가고 있었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4/</link><guid isPermaLink="false">6a2c6dbbacc5d500014727e0</guid><category><![CDATA[텍사스]]></category><category><![CDATA[미국 중간선거]]></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Mon, 15 Jun 2026 20:38: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byj216_202606152100.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앞의 글을 페이스북에 소개한 후, 기독교 신자로 잘 알려진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가 제임스 탈라리코가 했던 다른 말도 인상적이었다는 댓글을 달았다. "어린 학생들 교실에 구약시대 토라, 즉 십계명 걸 생각하지 말고, 월스트리트 은행이나 증권사 입구에 '부자가 천국에 가는 것은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예수의 말씀을 차라리 걸어놓으라." 미국의 정치인이 자본주의를 공격하는 게 과격하게 들리겠지만, 탈라리코가 실제로 했던 말은 인 교수의 인용보다 더 과격하다. </p><p>"기독교 성경에는 경제적 정의(economic justice)가 3,000번이나 언급되어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우리 기독교 전통의 핵심적인 부분인데도, 기독교 민족주의나 종교 우파 세력에게서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습니다.</p><p>제가 궁금한 건 이겁니다. 모든 교실에 십계명을 붙여놓는 대신, 왜 모든 기업의 이사회실에는 '돈은 모든 악의 뿌리다'라는 말을 붙여놓지 않는 걸까요? 왜 모든 법정에는 '비판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판단하지 말라)'를 붙여놓지 않을까요? 왜 펜타곤(미 국방부) 복도에는 '왼뺨을 치거든 오른뺨도 돌려대라(원수를 사랑하라)'를 붙여놓지 않는 걸까요? 아니면 뉴욕증권거래소 바닥에는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지나가는 것이 더 쉽다'라는 말을 붙여놓지 않는 걸까요?" </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4/">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탈라리코 블루 ③]]></title><description><![CDATA[핵심은 그의 표정에 있었다. 그는 상대의 위선을 지적하면서도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고, 얼굴에는 잔잔한 미소를 잃지도 않는다. ]]></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3/</link><guid isPermaLink="false">6a2963baacc5d5000146f421</guid><category><![CDATA[텍사스]]></category><category><![CDATA[미국 중간선거]]></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Sun, 14 Jun 2026 18:19: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2d1hwa_202606122051.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공화당 의원들이 트럼프의 자기 사람(켄 팩스턴) 밀어 넣기에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텍사스는 가만 놔두기만 해도 앞으로 공화당 대통령을 꾸준히 당선시킬 수 있는 기반이기 때문이다. </p><p>얼마 전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척 슈머(Chuck Schumer)는 민주당이 상원을 되찾아 올 전략을 내놓으면서 알래스카주와 메인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오하이오주를 지목했다. 텍사스는 그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단순히—뉴욕이나 캘리포니아가 민주당 우세인 것처럼—텍사스에서 공화당이 우세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슈머가 찾아오려는 네 개의 주는 현재는 공화당이 연방 상원의원직을 갖고 있지만, 훌륭한 민주당 후보가 존재하거나, 민주당의 조직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곳들이다. </p><p>텍사스는 그렇지 못하다. 텍사스 내 9,000개 투표구(precinct, 한국의 선거구와는 조금 다른 개념으로, 선거 관리를 위한 가장 작은 행정 단위) 중에서 민주당 책임자가 없는 곳이 60%가 넘는다. 다시 말해 민주당은 선거 운동을 할 사람조차 없는 지역이 절반을 훌쩍 넘는다. 그 정도로 민주당의 존재감이 없다. </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3/">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탈라리코 블루 ②]]></title><description><![CDATA[정치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선거에서의 승리다. 의원에게 자신의 재선보다 더 중요한 어젠다는 존재하지 않는다. ]]></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2/</link><guid isPermaLink="false">6a19b9f0c327470001bdd09c</guid><category><![CDATA[텍사스]]></category><category><![CDATA[미국 중간선거]]></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Wed, 10 Jun 2026 01:49: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5/x6y2w3_202605291709.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제임스 탈라리코를 돕는 가장 큰 원군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다. 아무리 탈라리코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고, 중도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끈다고 해도 텍사스에서 현역 상원의원인 공화당의 존 코닌(John Cornyn)을 누르기는 쉽지 않았다. 코닌은 텍사스주 대법원 판사, 텍사스주 법무장관을 거쳐 2002년에 연방 상원의원이 되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20년 이상 텍사스를 대표해 온 상원의원이다. </p><p>임기만 긴 것도 아니었다. 공화당 상원 원내 총무(Whip)를 역임하면서 당내 서열 2위까지 올랐고, 현재 원내 대표인 미치 매코널(Mitch McConnell)을 이을 차기 상원 리더 후보로 거론되던 인물이다. 전통적인 보수주의 성향이지만, 당내 강경파(과거 티파티 세력이나 현재 친트럼프계 사람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제도권 중심의 온건한 보수이기 때문에 때로는 민주당과 손을 잡고 초당적인 협력을 하기도 했다. 바로 이런 이유로 탈라리코의 승리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b>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우세인 텍사스주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화당 지지자들 중에서도 트럼프를 썩 내키지 않아 하는 중도층을 가져와야 하는데, 존 코닌이 바로 그들을 꽉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b></p><figure><figcaption>존 코닌 상원의원과 트럼프<div><a href="https://www.houstonchronicle.com/opinion/outlook/article/john-cornyn-donald-trump-first-100-days-20287545.php">Houston Chronicle</a></div></figcaption></figure><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talarico-blue-2/">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나이스 샷!]]></title><description><![CDATA[동부 사람들은 kind하지만 nice하지 않고, 서부 사람들은 nice하지만 kind하지 않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english-sunday-11/</link><guid isPermaLink="false">6a1b2e6ec327470001bde642</guid><category><![CDATA[미묘한 영어]]></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Sun, 07 Jun 2026 14:53: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5/eaa0bt_202605301923.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figure></figure><p>미국 골프장에서 한국에서 온 골퍼들을 구분하는 방법의 하나가 "나이스 샷!"이라는 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일행이 공을 잘 쳤을 때 일제히 "나이스 샷!"을 외치는 그룹이 있으면 한국 골퍼들이라는 거다. 혹시 'Nice shot'이라는 표현은 콩글리쉬일까? 영어권에서는 쓰지 않는 표현일까? 그렇지 않다. 문법적으로 틀린 것도 아니고, 영어권 사람들도 충분히 쓸 수 있는 표현이다. 그럼, 왜 이 표현은 한국인 구분법이 되었을까?</p><p>잘못된 표현이어서가 아니라, 한국인들이 유독 많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엄밀하게 말해, 한국 골퍼들 사이에서 "나이스 샷!"은 방금 친 공에 대한 기술적 평가라기보다는 의례적인 인사말에 가깝다. 샷이 좋든 나쁘든 상대방을 배려하고 분위기를 밝게 유지하려는 따뜻한 추임새에 가깝다. 살짝 다른 문화적 맥락에서 사용한다는 얘기다.</p><div><hr /><a href="https://otterletter.com/english-sunday-11/">계속읽기</a></div>]]></content:encoded></item><item><title><![CDATA[혁명을 준비하는 시간]]></title><description><![CDATA[각 챕터를 끝낸 후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면 내가 그 운동의 일부가 되어 치열하게 고민한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description><link>https://otterletter.com/the-quiet-before/</link><guid isPermaLink="false">6a1de021c327470001be083e</guid><category><![CDATA[서평]]></category><category><![CDATA[책 소개]]></category><dc:creator><![CDATA[발행인 | 박상현]]></dc:creator><pubDate>Sat, 06 Jun 2026 14:47:00 GMT</pubDate><media:content url="https://cdn.media.bluedot.so/bluedot.otterletter/2026/06/drykj8_202606051440.JPG" medium="image"/><content:encoded><![CDATA[<p>벌써 15년이나 지났다는 게 믿어지지 않지만, 우리는 대부분 '아랍의 봄'을 기억한다. 튀니지에서 노점상을 하던 청년이 분신자살을 한 것을 계기로 시작된 혁명이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국가들로 퍼져나갔다. 당시 인터넷은 아직 어렸고,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온라인 세상이 재편되고 있었다. 2002년 한국에서 온라인 커뮤니티가 중심이 되어 노무현 대통령을 당선시켰던 것처럼, '아랍의 봄' 때는 소셜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p><p>그때까지만 해도 사람들은 구글이 'Don't be evil(악해지지 말자)'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다고 믿고 있었고,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세상을 하나로 묶어줄 거라고 생각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피드에 알고리듬을 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폐해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모두가 소셜미디어의 순기능에만 주목하던 시절이다. 아랍의 봄은 그런 생각을 강화해 주었다. </p><p>흔히 아랍의 봄을 '트위터 혁명'이라고 부르지만, 이 혁명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은 조금 다른 역할을 수행했다. 트위터는 한 국가에서 벌어지는 시위를 전 세계에 알리면서 주변국으로 '수출'하는 역할을 했다면, 한 국가 내에서 시위를 조직하는 역할은 페이스북, 그중에서도 페이스북 페이지가 했다. 당시 뉴스를 관심 있게 지켜봤던 사람이라면 와엘 고님(Wael Ghonim)이라는 인물을 기억할지 모른다. </p><p>구글에서 일하던 고님은 경찰의 폭행으로 사망한 이집트 청년의 이름으로 "We Are All Khaled Said(우리는 모두 칼레드 사이드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이집트의 젊은이들을 결집시켰고, 그렇게 시작된 이집트의 혁명이 무바라크 정권을 무너뜨리자 "이집트 혁명의 얼굴" 혹은 "페이스북 혁명가"로 불리며 <a href="https://www.ted.com/speakers/wael_ghonim">테드(TED) 토크</a>에도 등장할 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p><figure><figcaption>와엘 고님<div><a href="https://adamantcritique.wordpress.com/2016/02/04/wael-ghonims-belated-confession-and-the-future-of-egyptian-arab-spring-on-its-5th-anniversary/">Adamant Critique - WordPress.com</a></div></figcaption></figure><p>하지만 그는 지금 잊혀진 인물이다. 이집트 혁명이 민주화를 끌어냈다면 영원히 영웅으로 남았겠지만, 혁명은 실패했다. 이집트뿐만이 아니다. 아랍의 봄은 결과적으로 실패한 혁명이 되었다. 단기적으로 보면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같은 나라들에서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장기적으로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실패했고, 이집트에는 무바라크보다 더 강력한 권위주의 체제가 들어섰다.</p><p>최근 한 책을 읽다가 와엘 고님은 그 후 개인적으로도 많은 비극을 겪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원래 정치인이 아니었다가 뜻하지 않게 민주주의 운동의 상징이 된 그는 이집트의 민주화 운동이 실패한 후 점점 활동에서 멀어졌고, 훗날 "소셜미디어는 사회를 해방시키기보다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특히 2020년 무렵에는 유튜브 라이브 등을 통해 정신적으로 불안한 모습과 기이한 행동을 보이면서 충격을 주었다. 아랍의 봄 세대가 겪은 희망과 좌절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인물이다. </p><p>그의 이야기를 들려준 책은 '<a href="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9864525">혁명을 준비하는 시간(The Quiet Before)</a>'이다. 이 책을 쓴 갈 베커만(Gal Beckerman)은 애틀랜틱(The Atlantic)의 기자로, 2010년에는 'When They Come for Us, We'll Be Gone(그들이 오면, 우리는 없을 것이다)'이라는 책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지금까지 그가 낸 세 권의 책은 모두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진다. "사람들은 어떻게 아이디어를 내고, 공유하고, 그 결과 사회를 바꾸게 되는가?"</p><figure></figure><p>'혁명을 준비하는 시간'은 사회 변혁의 성공 사례와 방법론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사람들이 사회를 바꿀 만한—그게 목적인 경우도 있고, 뜻하지 않은 부산물이기도 하다—아이디어를 어떻게 공유했고, 그 결과가 어땠는지를 자세하게 추적하는 얘기다. 책에서 열 개의 챕터에 걸쳐 등장하는 열 개의 사례 중에는 성공적인 것도 있고, 실패로 끝난 것들도 있다. </p><p>책의 후반부에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전반부에는 전혀 몰랐거나 잘 모르는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팬데믹이나 이집트 혁명, 2020년 미니애폴리스의 BLM(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처럼 잘 알려진 사건이라고 해도 그 내부에서 어떤 논의가 어떻게 오갔는지는 거의 모르기 때문에 사실상 책 전체가 나 같은 독자에게는 흥미로운 내용으로 가득하다. </p><p>가령 17세기 유럽의 '편지 공화국'(Republic of Letters)과 그 중심에 있었던 페이레스크(Nicolas-Claude Fabri de Peiresc)의 이야기는 학회나 학술지라는 게 없었던 시절, 유럽에서 어떻게 과학혁명이 가능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었고, 20세기 초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미래파(Futurism)' 운동은 미술사를 공부하면서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이 운동이 실제로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뚜껑을 열고 들여다보게 해주었다. </p><figure><figcaption>세계사 수업 때 배웠던 '차티스트 운동(Chartist Movement)' 역시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생생하게 들려준다<div><a href="https://www.britannica.com/event/Chartism-British-history">Britannica</a></div></figcaption></figure><p>이 책은 단순히 작동 방식을 '설명'하지 않는다. 저자는 그들이 주고받은 메시지를 통해 (일이 끝나고 보면 너무나 분명해 보이는) 결론에 도달하기까지 전체를 구성하는 개별 톱니바퀴들이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안타까워하면서 밤을 새워 치열하게 고민한 내용을 소개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부분에서는 너무 세세한 내용을 읽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 각 챕터를 끝낸 후에 잠시 눈을 감고 생각을 정리하면 내가 그 운동의 일부가 되어 치열하게 고민한 것 같은 기분에 빠진다. </p><p>그렇다고 이 책이 '좋은' 아이디어의 전파만을 다루는 것은 아니다. 8장 '닫힌 횃불'에서는 트럼프 집권 직후인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일어난 사건을 이야기한다. 백인 극우단체의 집회와 그 집회에 반대하는 시위가 충돌하고, 차량 돌진 살인이 발생한 끔찍한 사건으로 악명이 높지만, 그 집회가 일어나기 전까지 극우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디지털 플랫폼인 디스코드(Discord)에서 어떤 논의를 했는지를 읽어보면 혐오의 메시지 역시 치열한 토론을 통해 전파되기 쉬운 바이러스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p><p>8장의 사례는 또 다른 의미에서 중요한 반례이기도 하다. 책의 전반부에서 편지와 손으로 쓰거나 일일이 복사해서 퍼뜨린 매체들을 다루기 때문에 아날로그 매체의 우수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디스코드라는 디지털 플랫폼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나누고, 토론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 </p><p>결국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매체를 통한 혁명이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디지털 매체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플랫폼들이 쉬운 전파와 발견을 위해 선택한 방식, 즉 알고리듬 때문이다. 1980~90년대 한국 민주화 운동 때 전경에 맞선 대학생들이 종종 사용했던 화염병에 신나(paint thinner)와 휘발유를 섞는 이유에 대해 "신나는 화염이 크고 격렬하지만 빨리 사그라들고, 휘발유는 오래 타기 때문"이라고들 했다. 과학적으로 얼마나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알고리듬을 통한 확산이 가진 장단점은 그 화염병 속 신나와 비슷하다. </p><figure><figcaption><div><a href="https://www.hani.co.kr/arti/opinion/column/1141327.html">한겨레</a></div></figcaption></figure><p>이 책의 제목,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에서 말하는 '시간'은 우리의 기대보다 길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암시하는 것처럼, 더 큰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는 어느 정도 속도를 희생해야 한다. 저자는 사회를 바꾸려는 구성원들이 대화에 사용하는 도구(매체)가 사고의 경계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소셜미디어처럼 순식간에 수백만 명에게 도달하는 빠른 매체는 오히려 운동의 조바심을 낳고 깊이를 없애지만, 실제 사회 변화를 이끈 매체들(편지, 청원서, 사미즈다트, 독립 잡지 등)은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참여자들은 더 신중해지고 지식과 연결망을 점진적으로 더 단단하게 축적할 수 있다.</p><p>혁명을 준비하는 '시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플랫폼이다. 저자는 참여자들이 직접 플랫폼을 창조하고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17세기 과학자들이 직접 자생적으로 편지 네트워크를 만들고, 20세기 소련의 반체제 인사들이 정권의 감시를 피해 박엽지와 타자기로 비밀 소식지를 만들었을 때 그 매체의 존재 이유는 '아이디어의 전파'와 '가상 공동체의 형성'이었다. </p><blockquote>소셜미디어의 존재 목적은? 어떤 사건의 진짜 이유를 알고 싶으면 "Follow the money(돈의 흐름을 추적하라)"라는 말처럼, 궁극적인 존재의 목적이 기업가와 주주 이익의 극대화인 소셜미디어는 아이디어의 전파, 공동체의 형성 자체에는 관심이 없다. </blockquote><figure></figure><p>'혁명을 준비하는 시간'에는 지난 15년 동안 인류가 많은 아픔 끝에 깨닫게 된 사회 변화의 진정한 작동 방식이 잘 담겨 있다. 사회를 바꾸고 싶은 사람이라면 놓치면 안 될 책이지만, 그저 사회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도 많은 생각거리를 준다. 🦦</p><hr /><p>이 책을 출간한 출판사 어크로스에서 오터레터 구독자 여러분께 책 10권을 선물해 주기로 했어요. 응모를 원하시는 분들은 댓글로 의사를 밝혀주시면 됩니다. 제가 6월 10일(수요일) 오전에 당첨자를 발표하겠습니다. 응모하시는 분들은 이메일을 꼭 확인하고 답장을 주셔야 합니다!</p>]]></content:encoded></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