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탑에서 로저 케이스먼트를 소개한 짧은 글을 읽는 나는 호텔로 돌아와 그에 관한 글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4년 전 가디언에는 그의 처형 106주년을 맞은 8월 3일에 실린 기사가 있었다.(그러니까 몇 주 후면 그가 처형된 지 110년이 된다.) 이 기사는 케이스먼트가 당대는 물론 근현대사를 통틀어도 손꼽히는 "반식민주의자이자 인권운동가, 그리고 원주민의 권리를 지킨 사람"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반역죄 때문에만 사형당한 것이 아니라, 성소수자였기 때문에 죽은 것이라고 했다.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제국의 공무원

이번에는 BBC가 2013년에 발행한 기사를 읽었다. 그의 생애를 비교적 충실하게 정리한 이 글에 따르면, 로저 케이스먼트는 1864년 9월 1일 더블린 카운티에 있는 킹스타운(Kingstown)에서 개신교 신자인 아버지와 가톨릭 신자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로저가 4살 때, 남편 몰래 로저에게 가톨릭 세례를 받게 했다. 영국이 헨리 8세 때 로마 교황과 결별하고 개신교 국가로 변한 것과 아일랜드가 가톨릭 국가로 남은 역사를 생각해 보면 아일랜드 사람들 사이에서—심지어 부부간에도—종교가 얼마나 민감한 문제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