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간으로 금요일에 나온 기사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피할 가능성이 희박하다(prospects for averting war appear dim)"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월만 해도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이 10만 명 규모였는데, 최근 파악된 바에 따르면 현재는 16만 9천 명에서 최대 19만 명으로 늘어났다. 이 숫자의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약 20년 전으로 돌아가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2003년에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WMD, Weapons of Mass Destruction)를 가지고 있다는 조작된 정보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침공 전쟁을 벌였다. 대부분 미군 병사들이었지만 우방국인 영국과 호주 등의 국가들도 파병한 전면전이었다. 그리고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러시아가 하는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몇 주에 걸쳐 국경지대에 병력을 집결시켰다. 침공을 개시했던 시점의 연합군 병력이 17만 7천 명이었다. 지금 러시아가 동원한 병력과 똑같은 숫자다. 이라크와 우크라이나는 대국은 아니지만 작은 나라도 아니다. 얼추 비슷한 규모의 이 두 나라를 침공해서 무력으로 압도할 수 있는 병력의 규모가 그만큼이라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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