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 관한 기사들을 뒤지다가 "30년 동안 평화를 누리던 유럽인들이 우크라이나 위기에 당황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뉴욕타임즈의 국제문제 전문기자의 글이었는데, 사실은 이 글에서 언급한 다른 글을 더 흥미롭게 읽었다. 독일의 밀레니얼 세대에 속하는 울리케 프랑케(Ulrike Franke)라는 한 국방분석가의 글이었다.

'한 밀레니얼이 30년 동안의 평화 후에 마주한 독일의 새로운 문제를 생각하다(A Millennial Considers the New German Problem After 30 Year of Peace)'라는 제목의 이 글은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독일이 외교적 주도권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힘의 정치(power politics)를 구사하는 러시아와 미국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프랑케의 글은 지금의 독일에 대한 걱정이 아니라, 이제 정치의 중심에 들어서고 있는 자기 또래에 대한 걱정이다. 그는 독일의 밀레니얼 세대가 코호트를 특징 지어주는 중요한 사건을 경험한 적이 없는, 그래서 프랜시스 후쿠야마가 말하는 '역사의 종말'을 체화한 세대라고 주장한다. 물론 후쿠야마의 글은 나온 직후에도 많은 비판을 받은, 문제가 많은 주장이었다. 그런데 프랑케는 독일인들, 특히 밀레니얼 세대야 말로 세상이 정말로 좋아졌다고 믿으면서 지정학적, 전략적 사고를 우습게 생각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