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라들이 그 나라만의 특수성을 갖고 있듯 미국에도 다른 나라와는 크게 다른 것들이 있다. 이런 독특함에서 비롯된 지나친 자부심으로 미국 예외주의(American Exceptionalism)가 생겨나기도 했지만, 그와 무관하게 미국인과 미국 정부에는 안보에 대한 유난스러운 결벽증이 있다. 외국의 본토 공격은 그 가능성조차 허용하지 않는 태도가 그거다.
알다시피 미국의 본토는 우호관계의 두 나라(캐나다, 멕시코)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서 마약 밀수 정도를 고민할 뿐, 적대세력의 침공에 대비한 대규모 병력을 국경에 배치하지 않는다. 사실 미국의 본토가 건국 이후로 대대적인 침공을 받은 건 영국이 쳐들어온 1812년 전쟁 정도가 유일하다. 언뜻 생각하면 이런 좋은 조건은 느긋한 안보 태도로 이어질 것 같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