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와 그가 데려온 "깡패들(the Goons)"은 비서들을 통해 트위터의 직원들에게 이런저런 요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려온 요구 중에 익명의 직원을 통해 흘러나온 것이 프로그래머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쓴 코드를 종이에 프린트해서 가져오라"는 것이었다. 그걸 가지고 머스크와 직접 면담하며 설명하라는 명령이었다. 이 명령은 프로그래머들이 자신이 왜 이 회사에 필요한지를 증명하라는 얘기였지만, 프로그램한 코드를 인쇄해서 가져오라는 얘기는 너무나 황당했다.

우선 사무실마다 제대로 작동하는 프린터가 거의 없었다. 오랜 팬데믹 기간 중에 재택근무를 했기 때문에 사무실 프린터는 2년 가까이 놀고 있었다. 직원들은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고, 급기야 임원 비서들이 나서서 PDF 파일로 보내면 인쇄해 주겠다고 했다. 황당한 명령에 직원들이 혼란을 겪으며 불만이 터져 나오자 "깡패들"의 비서 한 사람이 다시 전체 이메일을 보내서 "프린트하는 걸 중단하라"면서 대신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들어와서 보여주면 된다고 했다. 이 촌극은 머스크의 결정이 얼마나 즉흥적인 것인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알리시아는 당황하지 않았다. 지난 10년 동안 트위터에서 백엔드(back-end) 엔지니어로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 온 터라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았고, 머스크가 코드를 가져오라는 명령에도 자신의 실제 코드를 가져가는 대신 파이썬(Python) 몇 줄을 가져가기로 했단다. "머스크 수준에는 파이썬 정도면 된다"라는 게 알리시아의 말이었다. 그는 "살아남기 위해 다른 직원들과 경쟁하며 내가 10년 동안 일한 걸 설명하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머스크와의 미팅은 계속 연기되다가 결국 취소되었다고 한다. 일은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