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정치는 복잡하다. 이해하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나라와 민족이 많고 복잡한데 열심히 읽어서 이해한다고 해도 정작 내 삶에 별다른 영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좀 더 중요한 플레이어들, 그러니까 서유럽이나 중국, 미국 등의 정세를 살펴보는 게 내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에 관심을 끄게 된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그렇지는 않다. 이해하기 그다지 어렵지 않으면서도 동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인 정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이슈들이 있다. 최근 폴란드-벨라루스 국경에서 일어난 난민 사태가 그렇다.

난민들이 러시아에 인접한 동유럽 국가 벨라루스에 모이기 시작한 건 지난여름부터다. 흔히 내전을 피해 유럽으로 건너오는 이라크, 시리아의 난민들로 알려졌지만 그들의 국적은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하다. 나이지리아, 에리트리아와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인도 같은 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벨라루스를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