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틱은 코로나19와 관련해서 깊이 있고 정확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팬데믹 관련 보도로 스타덤에 오른 에드 용(Ed Yong) 과학 전문 기자 외에 캐서린 우(Katherine Wu)도 있죠. 우 기자는 미생물학과 면역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전문기자로, 애틀랜틱에서 과학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캐서린 우가 오미크론 변이와 관련해 감염병 전문가인 보구마 카비센 티탄지(Boghuma Kabisen Titanji) 에모리 대학교 교수와 한 인터뷰가 기사로 나왔는데 내용이 좋아서 번역했습니다. 애틀랜틱의 코로나바이러스 보도는 챈-저커버그 재단과 로버트 우드 존슨 재단의 지원을 받아 무료로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 글 역시 전체 보기로 소개합니다. 원문은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내용 중 볼드체는 제가 강조하기 위해 넣은 것일 뿐, 원문에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서 아는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들은 다음과 같다

캐서린 우 | 2021년 11월 27일 12:07 PM

북반구가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바이러스는 아무도, 아무도 바라지 않던 크리스마스 선물을 가져다주었다. 바로 새롭게 등장한 '우려할 만한 변이(variant of concern)'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이 변이를 오미크론이라 부르기로 했다.

B.1.1.529이라고도 불리는 오미크론은 이달 초 보츠와나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처음 발견되었고, 현재까지 알려진 게 거의 없다. 하지만 이 변이는 확산이 빠르다. 오미크론을 WHO에 처음 알린 남아공에서는 새로운 확진자가 폭증했는데, 그중에는 전에 이미 감염된 적이 있거나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도 포함되었다. 이 바이러스는 이미 여러 국경을 넘어 홍콩과 벨기에, 이스라엘, 그리고 영국으로 확산 중이다. 몇몇 국가들은 추가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일부 지역으로의 여행을 금지하고 있다. 가령 미국의 경우 보츠와나와 남아공,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로부터 오는 항공편을 제한하기 시작했다.

소화해야 할 뉴스는 많은데 이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다. 전 세계의 과학자들은 세 개의 핵심적인 수치(metrics)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 변이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지, 그리고 SARS-CoV-2에 감염되었거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후에 얻은 면역 반응을 우회할 수 있는지, 혹은 단일클론항체(monoclonal atibodies)처럼 면역에 중점을 둔 치료를 피해갈 수 있는지다.

이 모든 것이 위험스러운 이유는 오미크론이 가지게 된 돌연변이(mutation)의 수 때문이다. SARS-CoV-2(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의 세포를 뚫고 들어갈 수 있게 해주는 스파이크 단백질을 갖고 있고, 세계의 거의 모든 코로나19 백신이 항원이 가진 이 부분에 초점을 두고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번 변이는 30개가 넘는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이런 변형은 알파와 델타를 포함해 문제가 된 다른 변이들에서도 발견되었고, 그런 변형 덕분에 그 변이들이 무서운 속도로 전 세계에 퍼질 수 있었던 것이다. (오미크론은 이 알파, 델타 변이의 직계 후손이 아닌, 먼 사촌에 해당한다). 만약–어디까지나 만약이다–오미크론이 이전의 변이보다 더 빨리 퍼진다면 우리는 이번 팬데믹 중에 또 한 번의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나 초기라 아직 짐작하기는 힘들다. 현재까지 알려진 사실들은 우리의 '주목'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 우리가 공포에 빠질 이유가 되지는 못한다.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킨다. 항상 그렇다. '우려할 만한(of concern)' 바이러스들이 모두 '우려스러운(concerning)' 건 아니다. 팬데믹 중에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는 변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다른 경쟁 바이러스를 만나 자신의 위치를 차지하지 못하고 고전할 수도 있고, 백신 접종과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감염 예방 조치 등의 방역활동을 통해 이 변이를 무찌를 수도 있다. 백신을 만드는 제약사들은 이미 새로운 변이에 대항하기 위해 만든 백신의 효과를 테스트할 계획을 발표했고 (그 결과 데이터는 몇 주 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변이의 확산을 늦추도록 투여량(dosing)을 바꾸는 방법도 연구 중이다. 오미크론 변이는 성공할지 모르지만, 이 변이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렸다.

오미크론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 감염병 전문의이자, 바이러스학자, 그리고 세계적인 의학 전문가인 에모리 대학교의 보구마 카비센 티탄지 교수를 찾아가 만났다. 아래의 대화는 명확성을 기하고 길이에 맞추기 위해 약간 편집했다.


오미크론을 얼마나 걱정해야 하는지 아직 모르는 이유가 뭐죠?

우리가 이 변종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들은 이렇습니다. 스파이크 단백질 돌연변이의 일부는 팬데믹 중에 우리가 접했던 다른 변이와 다른 계통에서 본 적이 있는 것들이고, 높은 전염성과 면역반응을 회피하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 그리고 우리가 예측하기 힘든 것은 이들 돌연변이가 조합을 통해 무슨 일을 일으킬 것인가입니다. 이 변이는 현재 남아프리카에 퍼져있는 다른 변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집중적으로 등장한 경우들(clusters of cases)이 있는데, 그곳에 설치된 감시 시스템에 포착되는 바람에 정체가 밝혀지게 된 것입니다. 이 사실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이 변이의 전염력이 더 강하거나, 혹은 백신이나 감염을 통해 얻어진 면역반응의 효과를 피해가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겁니다. 감시 시스템은 우리가 설계한 대로 제대로 작동했고, 어떤 변이에 주목해야 하는지 알게 해줬습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신호를 잡아낸다 해도 우리는 새로운 변이가 가진 파괴력을 아는 데 필요한 역학(疫學) 데이터를 즉각적으로 얻지는 못합니다. 이건 시간이 걸리는 일이죠. 현재 우리는 제한된 수의 [바이러스 유전자의] 염기서열과 제한된 수의 확진 사례만 있을 뿐입니다. 이제 경보가 발령되었으니 사람들은 이 새로운 변이를 찾을 것입니다. 처음 사례를 보고한 나라들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 변이를 찾게 됩니다. 이제 이 변이의 특성을 분명하게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 중입니다. 이 변종이 더 심각한 질병을 유발하는지, 면역반응의 효과를 얼마나 쉽게 회피하는지, 얼마나 전염성이 강한지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면역반응을 피할 수 있는 베타 변이처럼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확인된 우려할 만한 변이들이 이미 등장했다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가 올 것을 예측할 수 있었을까요?

바이러스는 우리의 노력과 무관하게 진화하게 되어있습니다. 그 진화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들은 있습니다. [마스크를 쓰는 것처럼] (바이러스와 우리 사이에) 장벽을 만들거나 백신을 접종하는 거죠.  바이러스의 진화를 돕거나 속도를 높이는 행동들도 있습니다. 특정 인구집단 내에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걸 막는 조치를 하지 않는 게 그런 행동입니다. 바이러스는 확산될 때마다 새로운 숙주를 감염시킬 기회를 얻습니다. 그렇게 감염시키면 진화하고, 변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를 얻는 거죠.

이 모든 것이 의미하는 바는 전 세계 백신 보급이 느리게 진행된 것이 (이번 변이 발생에) 영향을 미쳤는지 함께 이야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감염을 막거나 바이러스의 확산을 늦추기 위한 보호 조치가 충분히 많은 사람들에게 주어지지 않은 지역들이 있습니다. 우리가 바이러스에게 특정 지역들에서는 아무런 방해없이 확산되고 진화하도록 기회를 주고 있는 걸까요? (그렇다면) 우리 스스로를 더 많은 변이에 노출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건 이미 예상할 수 있었던 일입니다. 만약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 아무런 문제없이 확산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면 우리는 바이러스에게 진화하고 적응할 수 있는 여러가지 루트를 제공하는 겁니다. 만약 우리가 백신을 접종할 기회를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주고 전 세계 백신 접종 비율을 높이기 위한 어젠다는 정말로 열심히 추진했다면 우리는 지금 목격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변이의 등장을 늦출 수도 있었을 겁니다.

미국에서는 12월 1일 수요일에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했다.

우리는 먼저 찾아온 '우려할 만한 변이'인 델타 변이 때문에 아직도 고생 중입니다.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뭔가요?

먼저 우리가 SARS-CoV-2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나타났던 2년 전과는 분명히 다른 상황에 있다는 걸 사람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이 바이러스가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 처음보다 더 잘 알게 되었습니다. 항바이러스제도 등장하고 있고, 백신도 나왔고, 변화하는 바이러스에 맞춰 빠르게 바꿀 수 있는 놀라운 mRNA 기술도 생겼습니다. 게다가 2세대 백신도 나올 예정입니다. 절대로 다시 처음 상황으로 되돌아온 게 아닙니다.

둘째는 사람들이 접종한 백신이 이제 전혀 쓸모없어진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들이 맞은 백신의 효과가 영(0)이 된 게 아닙니다. 백신의 효과를 완전히 무시하는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백신의 면역 반응이 떨어질 수 있고, 이는 새로운 변이가 확산될 경우 접종 후 감염(post-vaccine infections) 사례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아직 그렇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또한 부스터 백신이 항체반응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이가 [면역체계의 보호 능력에] 흠집을 낼 수는 있어도, 정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뿐 능력을 전부 무너뜨리지는 못하죠. 이미 접종한 백신으로 인한 면역 반응, 이전(선조) 바이러스에 감염을 통한 면역 효과는 여전히 존재합니다. 결국 새로운 우려 변이를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항체들을 더 많이 가져야 한다는 얘기 이상이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는 T세포도 갖고 있습니다. T세포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역할을 하고, 변이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겁니다.

이번 변이는 최악의 타이밍에 발생했습니다. 호흡기 바이러스가 더 효과적으로 퍼지는 독감 시즌에 들어섰거든요. 게다가 연말 연휴에 들어가면서 많은 사람이 여행을 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절대 방심하거나 약품 외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무시할 때가 아닙니다. 공공장소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 갈 때는 마스크를 써야 합니다. 그들 중 누가 백신을 맞았는지 모르니까요. 몸 상태가 좋지 않으면 검사를 받아야 하고, 스스로를 격리해야 하며, 지난 2년 동안 우리가 배운 바이러스 확산을 늦추는 모든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변이를 파악하는 동안 우리는 이제까지 사용해온 방법들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부스터 백신을 맞으세요. 변이에 관한 연구는 저희에게 맡겨 주시고요.

몇몇 국가들은 이번 주에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그중 많은 국가가 최근 감시 시스템을 통해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한 아프리카 국가들에 초점을 맞췄죠. 이런 조치의 효과가 얼마나 될까요?

과거의 예를 봤을 때 여행 금지 조치를 내리는 시점이면 바이러스는 이미 그 사회에 퍼져있었다는 증거가 많아요. 그런 조치를 통해 봉쇄하려는 곳에서 멀리 떨어진 나라까지 퍼졌을 가능성이 크고요. 마치 반사신경처럼 즉각 여행 금지 조치를 내리는 것은 바이러스를 감시하는 국제적 노력에 동참하는 국가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 있습니다. 각 나라가 보복이 두려워 새로운 변이를 보고하지 않게 될 수 있습니다. 여행을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다른 조치들이 있어요. 가령 국제 항공편을 타기 위해서는 대부분의 국가가 요구하는 것처럼 백신 접종을 완료했거나 음성반응이 나왔다는 검사 결과를 제시하도록 하는 게 그렇습니다.  

새로운 변이가 많이 나타난 나라들을 다룰 때 초점을 달리하는 게 우리에게도 좋습니다. 그런 나라에게 변이의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자원을 공급하고, 그들이 감염 여부 검사와 확진자 격리를 할 수 있는 자원, 그리고 우리가 오미크론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 자원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어떤 나라들은 벌써 부스터 백신의 보급도 많이 이뤄졌고, 지난 몇 달 동안은 많은 제약도 풀었습니다. 반면 다른 나라들에서는 1차 접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고요. 오미크론에 대한 대처와 상관없이 국제사회의 이런 코로나19 접근법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번 변이가 다시 한번 확인 시켜 준 것은 세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글로벌 팬데믹을 겪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역적인 해결책만 가지고 있다면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어요. 해결책은 글로벌한 마인드를 갖고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글로벌한 마인드란 우리가 가진 (백신, 검사, 치료제, 그리고 바이러스 감시를 수행할 수 있는 지원책 등의) 자원에 모든 나라가 동등하게 접근 가능해야 하고, 그 자원이 전 세계 모든 지역에 평등하게 분배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인류의 일부를 제외해서는 안 됩니다. 바이러스는 여러분이 어디에 있든, 어느 나라에 살고 있든 상관하지 않고 찾아갈 겁니다. 여러분이 백신을 모두 접종하고 부스터샷까지 맞았어도 인구의 2퍼센트만 백신을 접종한 나라, 치료제를 구할 수 없는 나라에 사는 사람과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만 초점을 맞추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팬데믹을 계속 연장만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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