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페이스북에 미국 정치와 관련한 글을 처음 쓰기 시작했지만 나는 한국 정치에 관한 글은 거의 쓰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한국을 떠나 산 기간 동안—정확히는 한국의 정치 뉴스를 거의 읽지 않고 지낸 동안—한국의 정치는 빠르게 변했고, 그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정치인, 변한 정치인,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 낸 다양한 뉴스를 놓쳤기 때문이다. 2000년부터 2016년 사이에 해당하는 그 기간을 잘 알지 않고는 지금의 한국 정치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국의 많은 것들이 그렇지만, 한국의 정치는 빨리 변하고, 특히 그 기간에 크고 중요한 변화를 겪었다. 그 변화가 뭔지는 알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어떤 정치인들이 어떤 발언과 행동을 했는지, 그게 한국의 유권자들에게 어떤 인상을 남겼는지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다.

두 번째 이유는 (사실 이게 내가 2016년에 미국 정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 이유인데) 한국 정치의 작동 방식이 미국과 너무나 다르기 때문이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지금은 많은 민주주의 국가들의 정치가 닮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래도 기본적은 문화 차이가 만들어내는 설득 과정, 나라의 규모와 교육 수준이 만들어 내는 여론 형성의 과정과 속도의 차이가 너무나 크다. 무엇보다 하나의 집단, 혹은 조직으로서의 의회/국회는 두 나라의 상이한 조직 문화, 집단 행동방식의 차이를 잘 보여준다. 아마 두 나라의 정치 문화 차이가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는 게 의회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미국의 정치를 (가령, 한국과 유럽 국가들의 정치와 비교했을 때) 꽤 비슷하게 보이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그건 평균 유권자들의 보수성이다. 그 원인은 한국이 미국식 자본주의와 정치를 받아들였기 때문일 수도 있고, 두 나라에 존재하는 보수 기독교와 그들이 정치에 미치는 역할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한국의 유권자들은 전반적으로 보수적이고, 미국도 그렇다. 한 역사학자의 말처럼, 엄밀하게 말해 미국이 진보적이었던 시절은 2차 대전 직후 20년이 채 되지 않는 짦은 기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