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은 놀라울 정도로 속도에 집중한다. 그리고 그러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건 다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그의 성공 여부는 트위터를 어떻게 재구축할 것인지, 충분한 숫자의 사람들이 일론이 바라는 슈퍼 앱(everything app)을 기꺼이 사용할 것인지에 달렸다.

나는 일론의 옆에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 그의 좋은 면, 나쁜 면, 그리고 추한 면을 모두 보게 되었다. 그는 대담하고, 열정적이고, 그의 스토리텔링은 영감을 주지만, 일에 프로세스가 없고 사람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건 보는 내가 괴롭다.

일론은 물리학에 기반한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사람들 사이의 연결과 소통을 도와주는 제품(서비스)은 전혀 다른 종류의 사회적, 감정적 지능을 요구한다.

소셜네트워크를 완전히 죽이는 건 쉽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절대 죽음의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오직 시간만이 그 결과를 알려주겠지만, 나는 X가 굳건히 설 수 있기를 바란다. 경쟁은 소비자들에게 이롭기 때문이다.

나는 이런 변화의 뒤에서 지치지 않고 일하는 트위터의 직원들, 안정적인 플랫폼에서 물건을 팔고 싶어하는 광고주들, 그리고 혼란스러운 업데이트를 지켜봐야 하는 사용자들이 안쓰럽다. 트위터는 정말 정신을 차리기 힘들 만큼 빠르게 변했다.

과거 트위터는 달팽이의 속도로 움직였는데, X가 된 지금은 즉흥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리더가 지휘하는 중이다. 그리고 그 리더는 이 플랫폼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사용자라는, 특이하고–아무도 의심하지 않을 만큼–이상한 경험에서 비롯된 본능을 따르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많은 사람이 나를 '회의실 바닥에서 침낭에 들어가서 자던 사람'으로 기억할 것이다. 그러니 그 일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해 보자.

사무실 바닥에서 자는 글쓴이의 사진 (이미지 출처: NY Post)
위의 사진을 소개한 글쓴이의 트윗. 이 사진이 바이럴이 되자 트윗에서는 삭제했다.

온라인에서 바이럴이 된다는 건 기묘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진보적인 사람들은 내가 억만장자에게 아부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보수적인 사람들은 가정 대신 일을 선택한 워킹맘이라고 공격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내 자신을 보며 웃을 수 있는 사람이고, 편안한 의자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이론가들의 말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타임라인에서 아주 잠깐이라도 주인공이 된다면 얼굴이 두꺼워야 하고, 자신에 대해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 사진 속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다. 나는 일론의 첫 번째 프로덕트(블루 체크 표시의 유료화–옮긴이)를 불가능에 가까운 마감일까지 완성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프로덕트 리드였던 나는 내가 하지 않을 일을 부하에게 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나는 전 세계에 흩어져 쉬지 않고 작업하는 팀원들을 떠나지 않고 함께 일했고, 마감일을 지켜 완성할 수 있었다. 이게 완성된 건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정말 치열했지만, 동시에 재미도 있었다. 그렇게 첫 몇 달 동안은 회사가 정말 미친 듯이 돌아갔지만 나는 그 현장에 있고 싶었고,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일터에 출근해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은–적어도 대부분의 경우–박수를 받아야 할 일이다. 물론 영원히 그런 속도로 일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그렇게 엄청난 속도를 내야만 완수할 수 있는 미션이 있다. 나는 학생 때도 그랬지만 직장에 다니면서도 그렇게 밤을 새워 일한 적이 많았다. 내게 중요한 일일 때 나는 그렇게 한다. 나는 초과 근무를 하거나 야망을 품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나의 출발점을 알기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그게 가능했던 이유 중 하나가 나의 이런 직업윤리(work ethic) 때문이었다.

나는 인생은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에게 인수된 트위터에서 일했던 건 게임의 하드 모드(Hard Mode)로 10 레벨에서 플레이를 하는 경험이었다. 나는 어려운 도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그때의 일은 흥미롭고 보람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내가 성장했고 빠르게 학습했기 때문이다.


트위터와 관련해서는 여론이 극단적으로 갈린다. 하지만 트위터와 트위터의 주인인 일론, 그리고 기업의 미래에 관해서는 나는 팬도 아니고,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도 아니다. 나는 그저 낙관적인 실용주의자일 뿐이다.

이렇게 말하면 온라인에서 많은 사람을 화나게 할 것 같지만, 사람들이 자기가 원한다고 해서 내가 트위터의 팬, 혹은 트위터를 증오하는 사람처럼 극단적인 견해를 가져야 한다고 결정할 수는 없다. 나는 내가 자란 근본주의적인 가정(아마도 부모의 종교적 배경을 의미하는 듯 하다–옮긴이)에서 탈출해서 지금은 자유로운 사고를 하고 있다. 사람은 누가 어떤 시각에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영웅이 되기도 하고 악당이 되기도 한다. 일론은 존경받을 필요도 없지만, 그렇다고 비난을 받을 사람도 아니다. 그는 단지 엄청난 재산과 지정학적 권력을 가진 복잡한 사람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정치적 분열과 편협함보다는 선의의 편에 서는 게 인류에게 좋다.

나는 그가 내린 많은 결정에 동의하지 않고, 너무나 많은 것을 기꺼이 파괴하려는 그의 태도에 놀랐다. 하지만 많은 돈과 시간이 있기 때문에 새롭고 혁신적인 뭔가가 나올 수도 있다. 나는 그러기를 바란다.


해고당했을 때 기분이 어땠느냐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솔직히 말하면 트위터에서 해고당한 것은 내가 받은 최고의 선물이었다. 물론 내가 해고당했다는 게 뉴스가 되고 놀림감이 되었지만 이미 나는 그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일 만한 사람이 되었다. 나는 내가 고개를 똑바로 들고 당당하게 다닐 만큼 일했다고 자부한다. 내가 이끌던 프로덕트 관리(Product Management)팀이 해체된 것을 분하게 생각하지도 않고, 다른 프로덕트 매니저(PM)들이 거의 모두 해고되었기 때문에 내가 회사를 나오게 된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회사를 나온 후 가진 안식년은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꼭 필요했고, 이제 드디어 충분한 휴식을 취했고 평안함을 느끼고 있다. 나는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기 때문에 얼마 후면 다시 고강도의 업무가 주어지는 회사로 돌아가겠지만, 지금처럼 생각하고, 읽고, 여행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수 있는 시간이 감사하다.

성찰의 시간을 가진 결과, 나는 머리와 마음을 결합한 리더십에서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사실을 그 어느 때보다 확신한다.

글쓴이 에스터 크로포드 (이미지 출처: 글쓴이의 트위터)

꼭 잊지 않고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 성공한 사람이라면 반드시 주의해서 기억해야 할 사실은, 더 높이 올라갈수록 당신의 세계는 작아진다는 것이다. 이상한 역설이지만, 가장 돈이 많고, 가장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가장 고립된 사람인 경우가 많다. 나는 일론을 지켜보면서 그가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오로지 일에 쏟아붓기 때문에 외로워 보인다는 생각을 자주 했다. 내가 살고 싶은 삶의 방식은 아니다.

돈과 명성은 심리적인 감옥을 만들고, 그 결과 정신 건강은 더 나빠진다. 우리는 유명인들이 우울증에 걸리고, 편집증과 과대망상에 빠지고, 광기나 기행을 보이는 것을 목격한다. 자기 목소리만 들리는 메아리 방(echo chamber, 반향실)에서 사는 것은 위험하고, 최고의 위치에 머물면 예스맨으로 둘러싸일 가능성이 더 커진다. 당신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당신에게서 돈을 받거나, 당신 주변에 있는 것으로 덕을 보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Los Angeles Times)

탈선하지 않고 극심한 기복을 견디기 위해서는 가족과 친구, 그리고 팀원들을 "더 나은 천사들(better angels)"로 삼는 법을 배워야 한다. 누구나 때로는 듣기 싫은 진실을 들어야 한다. 만약 당신에게 직언을 하는 사람들을 모두 해고하면 '현실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 스티브 잡스가 이야기하면 그 방에 있던 모두가 가능할 것으로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옮긴이)'은 당신을 끌어내리는 소용돌이가 될 것이다.

내가 트위터에 끌렸던 이유는 내가 고독의 문제와 사람들 사이의 연결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나는 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더 부유한 세상을 만들어내면서 동시에 더 외로워진다는 사실이 놀라운 동시에 우려스럽다. 나는 이 두 가지가 상호배타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도, 직업적으로도 그 주제에 천착한다.

트윗치고는 너무 긴 글을 썼지만, 트위터는 인터넷에서 이상하고도 특별한 곳이다. 나는 그런 트위터의 이야기와 진화 과정에서 아주 아주 작은 역할 하나를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나는 앞으로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지만 기꺼이 할 것이다. 소비자용 소셜은 여전히 활발하고, 아주 흥미로운 시점을 지나고 있다. 따라서 나는 그 발전을 지켜보고, 참여하고, 의견을 공유할 것이다. 내 삶에서 소셜을 포기하고 싶지도 않고, 포기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X는 보란듯 큰 성공을 거둘지 모른다. 그리고 어쩌면 처참하게 실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더라도, 아주 흥미로운 여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