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라는 단어는 이제 누구나 쉽게—어쩌면 너무 쉽게—사용하는 표현이 되었다. 엄밀하게 트라우마는 '예전에 겪었던 공포가 특정 상황을 계기로 재현되면서 강한 심리적 불안을 유발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정신의학적 용어다. 그런데 이 용어가 병원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나, 이를 번역한 한국어 표현을 보고 누구나 한 번쯤 갸우뚱한 경험이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트라우마는 정신적인 상처인데 우리는 이를 '외상(外傷),' 즉 '외부의 상처'로 번역하기 때문이다.
의미로 따지면 트라우마는 '내상(內傷)'으로 번역하는 게 맞지 않을까? '내상'은 겉에서 보기에는 멀쩡하지만, 인체 속 장기가 다친 경우를 가리키는 데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사용할 수 없다. 굳이 말하자면 '마상(마음의 상처)'이다. 하지만 이건 번역상의 문제가 아니다. 실제로 영어에서 trauma는 외부의 상처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