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에서 흔히 "lab"이라 부르는 실험실을 운영하는 아내는 원격근무, 재택근무를 믿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사람들이 사무실이 아닌 집에서 일하면 능률이 오르지 않고,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경험적 근거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생각이 다르다. 사무실에서의 생산성을 믿지 않는 게 아니라, 일의 성격이 장소에 따른 생산성을 결정한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현재 홈 오피스를 만들고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나의 경우, 항상 생산성이 100%는 아니어도, 생산성이 100%가 되는 장소는 항상 조용한 홈 오피스다. 이유는 나의 산출물이 대개 글이기 때문이다.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에는 글 작업 외에도 이메일 처리, 전화 연락 등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이런 종류의 일도 동료들이 쉽게 말을 걸고 그래서 자주 중단되는 회사 사무실보다는 재택근무 때 처리가 훨씬 쉽다.

회의실에 모인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