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대공황 이후 등장한 프랭클린 루즈벨트(FDR) 정부의 뉴딜(New Deal) 정책은 기업인들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존재였다. 그 정책의 하나로 도입된 와그너법(Wagner Act, 1935년)이 노동자들의 단결권, 단체교섭권을 보장하는 바람에 미국의 노동조합 가입률과 파업의 파급력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기업인들의 입장에서는 경영권과 이윤을 직접적으로 위협받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미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유럽에 이미 선례가 있었다. 하지만 영국, 독일 같은 나라에서는 정부가 '자율적 중재자' 같은 존재였다면,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가 강력한 정부 산하 독립기구(연방노동관계위원회, NLRB)를 두고 노조를 탄압하는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강력한 심판관으로 작동할 수 있었다. 사업주의 부당한 행위에 대한 법적 처벌 규정이 모호했던 유럽과 달리, 노조원 해고 등 부당노동행위를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미국 노동자들의 권익이 유럽보다 더 잘 보호받았다는 얘기는 아니다. 유럽은 노동조합의 발전 경로가 달라서, 일찍부터 노조가 정당과 결합해서 영국의 노동당, 독일의 사회민주당 같은 정당들이 탄생했다. 즉, 노동권의 보장이 정당정치, 즉 입법부 단계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에 반해, 기업이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던 미국에서는 연방 정부가 대공황을 해결하기 위한 뉴딜 정책을 사용해 갑자기 노동권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이 차이가 미국 특유의 갈등 구조를 만들어 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