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초, 임신 중지의 권리가 여성에게 있다고 했던 1973년의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기로 하는 결정을 담은 연방 대법원의 판결문 초안이 유출되었을 때 ('범인은 누구인가') 사람들은 대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이미 아홉 명의 대법관들 사이에 표결이 이뤄지고 이를 다수의견을 가진 법관 중 한 명이 초안까지 작성했는데 결론이 바뀔 가능성은 없기 때문이다. "이제 발표만 남았다"는 게 당시의 예상이었고, 발표는 6월 중에 이뤄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었다. 그 발표가 지난 금요일(24일)에 나왔다. 거의 모든 게 예상했던 대로, 우려했던 대로 일어났다.

예상과 우려는 다를 수 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우려'는 꾸준히 존재해왔다. 로 대 웨이드를 뒤집기 위한 보수세력의 공격은 치밀하게, 그리고 쉬지 않고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우려들이 현실화하지 않았다. 가령 1992년에는 '플랜드페런트후드 대 케이시 사건'으로 로 대 웨이드를 뒤집으려고 했지만 대법원은 여성의 선택권 쪽 손을 들어주었다. 그렇게 49년을 버텨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