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기사를 읽고 RT로 소개만 하려다가 번역을 했습니다. 슬레이트(Slate)에 등장한 "싼 요금으로 우버를 타던 10년이 끝났다(The Decade of Cheap Rides Is Over)"라는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원문은 아래에서 읽으실 수 있어요:
The Decade of Cheap Uber Rides Is Over
How American life was changed by a subsidy that ride-hail companies can no longer afford.
요즘 미국에서 우버의 요금이 많이 올랐습니다. 예전에는 택시와 비슷하거나 더 쌌는데, 요새는 택시가 더 쌉니다. 우버와 겸업을 하는 택시기사들은 도착해서 저를 태운 후에 "우버를 취소하고 그냥 택시 시스템을 이용하면 더 싸다"라고 회유하기도 합니다.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우버 요금이 오르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더 중요한 건 '그럼 이제까지는 어떻게 싼 요금을 유지했느냐'입니다.
투자받은 돈으로 한 거죠. 우버, 아마존과 같은 대형 플랫폼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빨리 오프라인 경쟁업체를 무너뜨리고 시장을 장악하라"는 조건으로 막대한 손실을 눈감아줍니다. 그렇게 10년 동안 우버는 시장을 장악했고, 이제 좋았던 시절이 끝난 겁니다. 하지만 이 기사는 부제("How American life was changed by a subsidy Uber and Lyft can no longer afford")가 중요합니다. 이미 이 서비스가 삶을 바꿔놓았기 때문에 보조금이 끝난 게 전부가 아니라는 거죠. 이제까지의 우리의 삶을 바꿔놓은 변화가 오른 요금과 함께 사라질 거냐는 겁니다.
굳이 번역한 이유는 이 글이 단순히 우버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우버가 가져온 긍정적인 변화를 함께 이야기하는 균형적인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좋은, 혹은 나쁜 변화를 보여주는 풍부한 예를 소개하고 싶었습니다. 한 번 읽어보시죠.

최근 자동차 공유 업계에서 일하던 임원 하나와 이야기를 할 기회가 있었다. 자동차 공유(car-sharing)란 2010년대에 집카(Zipcar)와 카투고(car2go, 이들은 한국의 쏘카와 비슷한 개념으로, 이 글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옮긴이)를 필두로 자동차 소유의 개념을 바꾸겠다는 야심 찬 시도를 한 업종으로, 이런 기업들 중 많은 수가 이제는 사라졌거나 주춤한 상태다. 그 전직 임원은 그 이유로 차량들을 관리하는 비용(유리창 하나가 깨지면 그 차의 한 두 달 매출액이 들어간다)이나 물류 등의 문제 등을 이야기했다. 도시들은 새로운 형태의 모빌리티라는 아이디어는 좋아하지만 그걸 가능하게 해주는 길가 주차 허용에는 인색하다.

하지만 그에 따르면 자동차 공유업이 쇠락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우버(Uber)였다. 집 앞에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는 자동차를 빌리는 것보다 더 편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지난 10년 동안 우버는 자동차를 빌리는 것보다 쌌다. 먼 거리를 이용해도 그랬다.

그 이유는 우버가 2009년에 설립된 후로 깜짝 놀랄 만큼의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우버의 회계가 공개된 후부터 5년 동안의 손실만 300억 달러(우리 돈으로 37조 원이 넘는다–옮긴이)다. 여기에 우버가 초기에 냈던 손실, 비슷한 전략을 사용했던 경쟁 기업 리프트(Lyft)가 낸 손실을 합하면 미국인들의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습관을 만들어낸 건 투자자들의 엄청난 보조금(subsidy)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버의 CEO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에 따르면 그런 시절은 끝났다. 지난주 그가 우버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 따르면 "우버 직원의 평균 연령은 30이 간신히 넘습니다. 이는 여러분의 커리어 전체가 전에 없이 길었던 호황기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제 다가오는 시기는 다를 것이고, 다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제는 몸집을 키우기(go big) 전에 단위 경제학(unit economics, 개별 고객단위에서 수익성을 따지는 일–옮긴이)이 작동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본문 내용과는 다른 인터뷰)

알리 그리즈월드(Ali Griswold)가 공유경제에 관해 이야기하는 뉴스레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아메리칸 에어라인 시가 총액의 다섯 배가 넘는 시가 총액을 가진 기업의 CEO에게서 그런 말이 나온 건 좀 이상하다. 우버는 이미 덩치가 큰 기업이다. 그리즈월드는 이렇게 말한다. "우버는 규모가 커지면 네트워크 효과 같은 것들을 통해 수익성에 도달한다고 항상 말해왔다. 하지만 전 세계 72개 국, 1만 500개 도시에서 운영되고, 월 활성 사용자(MAU)가 1억 1,800만 명에, 매달 63억 개의 라이드/이동/배달을 해내는 기업이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면 (그들이 말하는) 규모가 도대체 뭔가? 우버는 사람들이 말하는 '규모'의 정의에 해당하는 기업인데 아직도 꾸준하고 믿을 만한 수익성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우버가 어떻게 방향을 제대로 잡을지는 내가 상관할 바가 아니지만 분명한 하나의 답은 우버의 요금이 점점 오르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사실이다. 라쿠텐의 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우버의 평균 요금은 92% 상승했다. 또 다른 분석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 사이에 45%가 올랐다. 우버와 리프트 모두 휘발유 값 상승으로 운전기사를 돕기 위해 추가 요금을 매기고 있다. 지난주 우버 CEO가 (수익성을 생각해야 한다고) 선언하기 전에 이미 이런 상황이었다.

낮았던 금리가 마침내 오르면 경제학자들이 "공짜 돈을 퍼다쓰는 시대(era of free money)"가 끝난다고 경고하는 것과 같은 일이 도시 교통에 일어난다고 보면 된다. 싼 값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의 시스템과 습관, 심지어 건축까지 바꿔놓은 10년이 끝난 것이다.

우버가 투자자의 돈을 태워서 시장을 장악하려 한다는 비판적인 생각은 항상 존재해왔다. 자동차 서비스와 택시 카르텔, 그리고 동종업계의 경쟁자들을 모두 없앤 후에는 사용자들이 우버 운전자가 받는 것보다 낮은 요금을 내게 하던 (차액을 우버의 손실로 메웠다는 얘기–옮긴이) 관행을 끝내고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거라는 얘기는 항상 있었다. 요즘은 월요일 아침에 맨해튼에서 JFK 공항까지 우버를 타면 100달러를 내야 한다. 옐로 택시를 타면 절반에 가까운 돈만으로 갈 수 있지만, 이제 택시를 잡기는 쉽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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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시장을 삼키는 우버의 파괴력을 우버와 택시업계의 대결로 인식하지만, 지난 10년 동안의 값싼 요금은 우리가 생활하고 이동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메이븐(Maven)이나 카투고 같은 자동차 공유기업의 실패는 보조금(subsidy)이 시장을 왜곡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비즈니스 모델을 무너뜨리고, 지속될 수 있었던 습관을 바꿔버리는지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 우버가 그렇게 한 결과, 긍정적인 면–주차장의 크기를 줄이고, 음주운전을 억제한 것–도 있었고, 부정적인 면–자동차 소유가 늘어나고, 교통체증이 늘어난 것–도 있었다.

승객 보조금의 결과로 대중교통 이용이 감소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특정 도시에 우버와 리프트 서비스가 등장하면 철도/전철 이용률은 매년 1.29%, 버스 이용률은 매년 1.7%씩 감소한다. 이 논문에 따르면 우버가 설립된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우버 때문에 버스 이용률이 12.7% 감소했다. 또 다른 연구는 중규모의 도시에서 버스 이용률은 5.4% 낮아진다고 결론을 내렸고, 감소율이 8.9%라는 연구도 있다. 우버 현상으로 도심지역 교통정체에 상당한 증가가 있었다는 보도도 있다.

이런 변화는 우버의 요금이 오르면 사람들이 다시 버스를 타게 되기 때문에 돌이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변화들은 그대로 남게 될 가능성이 크다. '우버가 곧 하늘을 나는 자동차와 무인자동차를 도입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나은 교통 서비스와 도시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를 망설이게 되는 것이 그렇다. 공항들은 승객이 (우버) 택시를 탈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으로 새롭게 디자인되고 있고, 부동산 개발자들은 역세권의 프리미엄이 감소하는 상황에 반응하고 있다. 우버와 리프트가 "내쉬빌의 도심을 다시 활성화"하고 "L.A.의 밤문화를 바꾸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보도도 있다. 음식점을 운영하려는 사람들은 배달 시스템에 의존해 "고스트 키친"을 만들어 한 번에 대여섯 군데의 "식당"들에 공급하기도 한다.

(우버와 같은) 교통 네트워크 기업들 때문에 자동차 소유가 증가하기는 했지만, 동시에 시정부가 비싼 주차공간 규정(parking mandates, 주거공간에 맞게 주차장을 갖춰야 한다는 규정–옮긴이)을 줄일 수 있게 해 줬고,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이에 맞춰 차고를 줄이거나 없앤 건물을 만들었다. 컬드색(Culdesac)이라는 건축회사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최초로 주차공간이 없는 단지를 만들었다. 이 회사는 "라이드 공유"의 성장이 이런 프로젝트를 가능하게 했다고 말한다. 교통 네트워크 기업은 레스토랑과 술집(bar)도 바꿨다. 이들은 예전처럼 많은 주차공간을 만들지 않는다. 덕분에 토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음주운전율을 낮출 수 있었다. 음주운전은 우버의 확산으로 크게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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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 많은 것들이 유익한 변화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 가령 뉴욕시의 경우 전통적인 택시 규정을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는 바람에 그 규정에 의존해 많은 돈을 투자했던 이민자들이 파산했다. (큰 권리금을 내야 하는 뉴욕의 택시는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계 이민자들이 많이 선택하는 업종이었다–옮긴이)

문제는 이제 우버가 수익성과 현금 유동성을 추구하면 이제까지 우버에 기반해 만들어진 변화들이 사라지지 않고 남을 수 있느냐다. 어쩌면 요금이 올라간다고 해도 큰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온디맨드 라이드(on-demand ride)는 너무나 훌륭한 서비스라서 사람들이 두 배의 요금을 내고서라도 이용할 수도 있다. 버스는 언제 올지 모르고(서울과 같은 곳은 많지 않다–옮긴이), 주차할 곳을 찾기는 어렵고, 운전은 피곤한 일이기 때문이다. 회사는 생겼다가 사라지고, 그들의 제품과 가격은 변하고, 소비자는 적응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우버와 리프트 시스템을 만드는 데 쏟아부은 돈의 양은 일반적인 기업의 확장 수준이 아니라 콩코드(Concorde, 프랑스와 영국이 합작으로 만들어 운영하던 초음속 여객기로 1976년에 첫 비행을 하고, 2003년에 서비스를 종료했다–옮긴이)처럼 거대한 정부 프로젝트에 가깝다. 그렇게 많은 돈을 쏟아부었지만 결국 초음속 여객기는 지속되기 힘든 서비스였다. 하지만 콩코드가 근본적으로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진 시점에 (우버, 리프트처럼) 수백만 명을 고용해서 수십억 명을 실어 나르고 있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