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는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망신 당한 경찰"이라는 말이 있다.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조롱하거나 우스운 꼴을 당하면 쉽게 자존심이 상해서 과잉단속이나 폭력을 사용한다고 해서 나온 말이다.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또 있다. 바로 "약하다"는 비난을 들은 미국 대통령이다. 20세기 중반에 세계 최강대국으로 올라선 이후로 미국에서 대통령은 무조건 (특히 국제무대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미국은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인들의 자존심을 지켜주는 게 미국 대통령이 지켜야 할 첫 계명이다.

9/11 테러 직후 조지 W. 부시는 대국민 성명을 통해 "악행을 저지른 무리를 찾아내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었다"면서 모든 자원을 동원할 것이며 "테러를 저지른 사람들과 그들을 숨겨주는 세력을 구분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9/11 테러 공격으로 파괴된 펜타곤 앞에 선 조지 W. 부시와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