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말한 이유로 러시아 정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라스푸틴의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두긴)보다는 전직 외무부 장관의 말을 들어보는 게 좋다. '프리마코프 독트린'은 서구의 전문가마다 다르게 해석하는 부분도 있지만 몇 가지 주요 원칙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지 않다.

프리마코프 독트린의 첫 번째 원칙은 러시아는 미국의 힘과 영향력을 반드시 약화시켜야 하며, 미국이 지배하는 단극(unipolar) 세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원칙은 러시아가 옛 소련이 남긴 공간에서 우위를 점해야 하고, 이 지역의 통합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당연히 발트해 국가들이나 우크라이나처럼 한 때 소련의 일부였던 나라들은 서구의 영향권 안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그리고 러시아가 과거 바르샤바 조약에 포함되었던 나라들에 대한 통제권을 확장할 수 있다면 더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