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에 파묻혀 살던 남편은 30살이 되자 지쳤고, 일에 흥미를 잃었다. 번아웃(탈진)이 온 거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새로운 활력을 줄 수 있었다. 나는 레스토랑에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오면 춤을 췄고, 식료품점에 가는 걸 하나의 모험처럼 만들었다. 야심차고 성공에 굶주렸던 남편은 자기의 흥미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지적 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자기가 일하는 시간을 중심으로 스케줄을 유연하게 맞춰 줄 배우자가 필요했다. 내가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혼자 있을 때 책을 읽었고, 그를 위해 일정을 비워두고 있다가 도움을 요청할 때 그의 앞에 나타났다. 그 대가로 나는 월급은 좋았지만 지루했던 사무직을 떠났다. 나는 풀타임으로 글을 쓰는 작가가 되었지만, 그렇다고 글쟁이들처럼 가난하게 살 필요가 없었다. 나는 요리를 배워서 좀 할 줄 알게 되었고, 어설펐지만 집도 좀 꾸밀 줄 알게 되었다. 나는 런던 중심부와 마이애미를 다니며 맛있는 식당에 들렀고, 책을 읽었다. 필요하면 돈을 받지 않고도 열심히 일했다. 글도 썼지만, 거기에 들어간 시간과 번 돈을 생각해 보면 최저임금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스무 살 시절, 나는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람이 되는 어려운 일을 하면서 그 작업을 파트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머리에 그려지지 않았다. 두 개의 미완성의 형체 없는 찰흙 덩어리가 만나서 서로를 빚으려고 하다가 결국 서로를 망칠 게 분명했다. 나는 내 또래의 남자들과 데이트를 하곤 했지만, 그 남자들이 내게 이야기하는 자신의 모습은 지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언젠가는 도달할 모습이었고, 나는 거기에 내 인생을 베팅해야 했다. 그게 내가 그들과 사귀면서 받은 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