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대통령 취임식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 선서를 하면서 성경책에 손을 얹지 않았다. 고위 공직자가 취임 선서를 할 때는 옆에 선 배우자가 들고 있는 책에 왼손을 얹고, 다른 손을 들고 선서를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게 반드시 성경책일 필요는 없다. 미국의 6대 대통령인 존 퀸시 애덤스(John Quincy Adams)는 성경 대신 법전에 손을 얹고 선서했고, 종교가 다른 정치인은 자기가 믿는 종교의 경전—쿠란, 바가바드 기타도 사용된 적 있다—을 사용하기도 한다. 종교가 없거나, 종교적 영향력에 반대하는 사람은 전혀 엉뚱한 책—닥터 수스의 그림책, 슈퍼맨 만화책—을 들고 선서한 예도 있고, 아예 물리적인 책이 아닌 킨들에 손을 얹은 이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아내 멜라니아가 들고 있는 성경—한 권도 아니고 두 권을 준비해 왔다—에 손을 얹지 않은 채 오른손을 들고 선서했다. 만약 성경에 손을 얹지 않는 것이 일종의 선언이었다면 아예 성경을 준비하지 않았겠지만, 그냥 단순한 실수였던 것 같다. 처음 하는 대통령 취임 선서도 아닌데 왜 그런 실수를 했는지는 알 수 없다. 어떤 이들의 주장처럼 고령으로 깜빡했을 수도 있다.

이미지 출처: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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