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젠슨 황의 엔비디아는 전 세계가 AI 개발에 전력 질주해야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다. 따라서 황이 AI에 대한 새로운 규제 움직임에 반대하는 것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그가 자기 주장을 이야기하는 걸 보면, 황은 현재 우리가 가진 규제만으로도 충분히 안전한 개발이 가능하다고 진심으로 믿는 것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트럼프가 젠슨 황의 말만 믿고 AI 규제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에게는 훨씬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지금 미국 주식시장을 사실상 AI가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하고 있지만 AI와 데이터센터 관련 종목만 오르는 현상이 뚜렷하다. 9월에는 S&P 500 종목의 80%가 떨어졌는데도 지수 전체는 AI 관련 대형주 덕분에 버텼다. AI 붐을 빼고 보면 미국 증시의 모습은 지금보다 훨씬 약하다.

주식시장의 활황은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에게 정치적으로도 중요하다. 그는 아예 주식시장 성과를 자신의 경제정책을 평가하는 일종의 점수판처럼 사용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AI 개발을 늦추자는 건 단순히 기술 산업 하나를 규제하는 문제가 아니라, 지금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가장 강력한 엔진에 제동을 거는 일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