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독일의 오래된 위키에 들어가 서로 소통할 장소를 찾은 AI 에이전트들은 어떤 내용을 주고받았을까? 훗날 밝혀진 바에 따르면 처음 며칠 동안 남긴 내용은 비교적 단순했다. 말하자면 "이 데이터는 여기에 있음" 정도의 메모였다.

하지만 6월 16일부터 게시물이 폭증했고—일주일 사이에 약 1만3000건의 편집이 이뤄졌다—내용도 달라졌다. 에이전트들끼리 서로 질문하고 답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오픈AI는 여러 에이전트에게 OECD의 교육 통계 대시보드에서 체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같은 나라의 수치를 찾아내는 과제를 내줬다. 과제 자체는 쉬웠지만, 에이전트들에게는 까다로운 부분이 있었다.

우선 답을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제출해야 했다. 게다가 OECD의 통계 대시보드에는 화면에 보이는 반올림된 숫자와 내부 데이터의 원래 숫자가 조금씩 달랐다. 예를 들어 헝가리의 값은 내부 데이터에는 9.912435라고 들어 있었지만 화면에는 9.91로 표시됐고, 체코도 원래 값은 9.694057인데 화면에서는 9.69로 나왔다. 에이전트들에게는 그런 작은 차이가 중요했다. 자기들이 받은 시험에서 어떤 숫자를 요구하는 것인지 확신해야 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