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의 능력
언론에서 카멀라 해리스의 "무능력"을 이야기할 때 예로 드는 게 2020년 대선을 노리고 펼쳤던 당내 경선 선거운동이다. 결론적으로 해리스는 이 경선에 참여해 토론을 했고, 이후에 바이든의 러닝메이트가 되어 부통령이 될 수 있었지만, 선거운동 자체는 형편없었다. "카멀라 해리스는 도대체 왜 대선에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게 당시 일반적인 평가였다. 이건 중요한 지적이다.
후보는, 그것도 대통령 후보는, 자기가 잘났기 때문에 나오는 게 아니다. 첫째, 나라에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고, 둘째, 그걸 가장 잘 해결할 사람이 자기라는 걸 주장할 수 있을 때 나온다. 이게 그 후보의 '플랫폼(platform)'이 된다. 캘리포니아에서 승승장구해서 검찰총장과 연방 상원의원까지 되었으니, 해리스의 실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문제는 그가 대선에 나와서 뭘 해결하려는 것인지, 그리고 그걸 가장 잘 해결할 사람이 해리스인지 알 수 없었다는 데 있다. 앞의 글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해리스는 자기가 실력을 키우고 성장한 것과 완전히 다른 정치적 환경, 즉 트럼프 등장 이후 변화한 민주당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자신의 브랜드가 먹히지 않음을 발견했고, 그 상황에서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문제를 가져다 조립하다 보니 "도대체 카멀라 해리스는 뭘 하려는 거냐?"는 말이 나오게 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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