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입양된 한국인들이 왜 한국을 방문하거나 정착하기 위해 돌아오는지 이유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어요. 대부분 자신을 낳은 가족을 찾으려고 한다는 내러티브에 초점을 맞추는데, 그것 말고도 많고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처럼 삶에 변화가 필요했고 다른 나라보다 한국에 더 끌린 경우도 있지만 아주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옵니다. 분명한 건 우리는 반드시 돌아온다는 겁니다." –AK 샐링

한국은 한때 세계에서 고아를 가장 많이 해외로 보내는 나라로 악명 높았다. 한 통계에 따르면 1958년 이후로 무려 16만 7천 명의 아이들이 해외로 입양되었다. 지금은 국내 입양이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전체 입양의 3분의 2가 해외로 가는 아이들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금방 자라고 스무 살이 넘으면 더 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대부분 인종과 문화가 다른 서구 사회에서 자라 성인이 된 그들은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사연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을 찾아온다.

그들이 오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런 그들이 한국에 오는 이유를 그저 "생모, 생부를 찾기 위해서"라고 퉁치는 것은 한국이 그들을 수용하지 못하는 이유와 똑같다. 한국인들의 피붙이, 혈육에 대한 유난한 집착 때문이다. 그 이유 때문에 한국의 고아들이 그들이 태어난 문화에서 자라지 못하고 낯선 땅으로 갔는데, 그들이 한국을 찾아오는 이유를 '피는 물보다 진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건 얼마나 한국인들의 자기중심적인 해석인가.

그래서 해외에 입양되었다가 성인이 되어 한국을 찾은 사람들의 다양한 내러티브를 들어볼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 네 가지 다른 매체에 등장한 그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들어볼 기회다. 다만 그들이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해 자막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단점은 있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이야기들이다. (그리고 여기에 소개한 매체는 모두 뛰어나기 때문에 아직 몰랐던 매체라면 눈여겨보시기를 권한다).

1. 시부모님을 만나다 (영문 자막)

더 모스(The Moth)는 자신의 이야기를 원고 없이 들려주는 유명한 행사. 여기에 등장한 스피커인 린다 그레고리는 미국인 가정에 입양된 여성이다. 그는 한국말을 하지 못하는 자신이 미국에서 한국인 남성을 만나 결혼을 앞두고 한국에 계신 조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입양된 자신을 남편의 한국인 조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하면서 유튜브를 보며 큰 절을 연습하는 이야기를 통해 외국인의 눈에 한국의 문화가 얼마나 이해하기 쉽지 않은지 깨닫게 된다. 긴장의 연속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지막에 작은 반전으로 끝난다. 가장 순수한 의미에서 감동적인 이야기로, 눈물을 참기 쉽지 않다.

2. 낯선 가족 (영문 녹취록)

어쩌면 가장 전형적인 한국 방문 이야기다. 미국에서 자란 여성이 한국에 살아있는 친엄마를 찾아내어 연락하고 만나러 가는 과정을 현장 녹음과 이야기로 풀어낸다.

하지만 동두천에 살고 있는 엄마와 그 가족을 만나는 이야기는 가장 불편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떠나기 전 마지막 날 밤에 한방에서 자고 싶다는 엄마에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딸을 한국 엄마가 이해할 수 있을까? 게다가 이 대화가 전화로 연결한 통역사의 도움으로 진행된다고 생각해보라. (녹취록은 여기에 있고, Act Four: If Live Here, I'd Be Home Now를 찾으면 된다).

If I Lived Here, I’d Be Home Now - This American Life
Diane Wu has the story of a woman who goes to South Korea to meet her birth mother, a trip that lets her visit one of the other worlds in which she almost lived.

3. 나는 한국인이 아니에요 (한글 자막)

덴마크의 가정으로 입양된 AK 샐링은 금발의 백인들로 가득한 덴마크의 마을에서 유일한 동양인 여자아이로 자랐던 어린 시절을 이야기한다. 그는 1999년에 한국을 처음 방문하고 덴마크로 돌아가서야 비로소 문화 충격을 느꼈다고 한다.

지금은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지만, 자신은 덴마크인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유명한 닷페이스에서 제작한 영상.

4. 다양한 목소리 (한글 자막)

뉴욕타임즈의 다큐멘터리 영상 코너인 Op-Docs에 실린 영상에는 이제는 성인이 된 입양아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워낙 뛰어난 영상이라 긴 설명이 필요 없고, 훌륭한 한글 자막이 있어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쉽게 볼 수 있는 영상은 아니니, 감정이 많이 흔들릴 걸 각오하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