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라는 단어는 다양한 의미를 포함하는 흥미로운 꼬리표다. 같은 일을 하는 동업자라는 뜻도 있고, 로펌의 변호사들 중에도 파트너 변호사가 있다. 공범(共犯, partners in crime)을 가리킬 때도 파트너를 사용한다. 하지만 요즘은 파트너라고 하면 연인(lover)이나 배우자(companion)를 떠올린다. 퀴어나 퀴어가 아닌 사람도, 결혼했거나 하지 않은 사람도 성적으로 친밀한 관계를 장기간 지속하는 상대를 가리켜 그냥 '파트너'라 부른다.

사실 이렇게 연인을 파트너라고 부르는 게 근래 들어 새로 시작된 것도 아니다. 존 밀턴(John Milton)이 1667년에 쓴 고전 '실낙원(Paradise Lost)'을 보면 기독교 성경에 나오는 아담과 이브(하와)를 파트너로 묘사하는 대목이 있다. 아담이 이브를 가리켜 "나의 분신, 내 인생의 파트너 (My other self, the partner of life)"라고 부른다.

귀스타브 도레(Paul Gustave Doré)의 그림 (이미지 출처: UChicago Voi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