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역사적인 참패를 당한 공화당에서는 선거 직후부터 트럼프 이후의 시대를 준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선거 다음 날인 11월 4일, JD 밴스 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공화당이 참패한 것은 이란 전쟁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밴스는 미국인의 생활비 문제에 집중하고, 해외 군사개입을 줄여야 하며, 이스라엘과의 관계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직 부통령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를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밴스가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반기를 든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트럼프 역시 전쟁이 선거에 영향을 주었다고 인정했다는 사실을 강조했고,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밴스의 글에 지지를 표시했다. 하지만 밴스가 2028년 대선을 염두에 두고 트럼프와 구별되는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트럼프가 이란 공격을 결정할 당시 끝까지 동의하지 않았던 사람이 밴스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기 때문이다.

물론 밴스는 일단 전쟁이 시작되자 트럼프의 결정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지만, 사람들은 그가 처음에 전쟁에 반대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실책과 거리를 두려는 차기 대선 주자에게 자산으로 작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