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낚시를 시작했다가 영국 자연사 박물관의 절도 사건에 대해 알게 된 커크 존슨은 범인인 에드윈 리스트를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싶었다. 존슨은 무려 3년에 걸쳐 리스트에게 이메일을 보내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리스트는 일관되게 이를 거절했다. 그때의 일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는 거였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인터뷰에 응하겠다는 답장이 왔다. 리스트는 존슨이 원한다면 일주일 후에 독일의 뒤셀도르프에서 만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 도시에 살면서 한 앙상블에 소속되어 연주 활동을 하고 있었다. 존슨의 아내는 남편이 혼자 범인을 만나는 것에 반대했다. 일단 박물관을 턴 절도범인데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만나는 건 너무 위험했다. 그래서 존슨과 그의 아내는 독일에서 경호원을 한 명 고용했다. 그 경호원은 존슨이 호텔 방에서 리스트를 인터뷰하는 내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복도에서 대기했다.
하지만 존슨은 리스트를 만나자마자 굳이 그럴 필요가 없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 키에 검은색 코트를 입고 있었지만, 전혀 위협적인 사람이 아니었고, 친근한 성격이었다. 존슨은 전형적인 중서부의 농촌 출신이고, 리스트는 유럽에서 플루트와 값비싼 깃털의 세계에 속한 사람이었지만, 존슨은 리스트와 이야기를 시작하자 곧 호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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