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카를로스에게 처음 연락한 건 2022년 6월이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카를로스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너무나 많은 슬픔을 경험했기 때문에 과거의 일을 모두 묻고 살고 싶다고 했다. 그는 자기처럼 억울한 판결을 받은 사람들 중에 기자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이 있는 이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거절 당한 후에도 세 번을 더 편지를 보냈다. 그 편지에서 나는 그의 사연에는 32년 전에 무죄 판결을 끌어낼 수 있었던 DNA 검사 결과가 감춰져 있었다는 사실과 그런 검사 결과가 다시 빛을 볼 수 있게 된 데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배심원의 노력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카를로스에게 그 배심원을 추적해 찾아내고 싶다고 했다.

마침내 카를로스가 나를 만나겠다는 답을 보내왔다.

나는 지난해 5월 시카고로 날아가 도시 서쪽에 있는 교외 지역으로 가서 사람이 붐비는 한 식당에서 그를 만났다. 카를로스는 체격이 좋고 수줍음을 타는 사람이었고, 흰머리를 짧게 깎고 있었다. 우리는 부스 석에 앉아서 대화를 시작했다. 그는 처음에는 나를 경계했다. 미소를 지을 때면 얼굴이 살짝 뒤틀리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변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그는 자기 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셔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았다. 아버지 다음으로 그의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사람은 형 마리오였다. "마리오 형은 저를 받쳐주는 반석입니다. 저는 평생 갚을 수 없는 빚을 졌어요."

그와 하루를 보내며 그의 재판과 인생에 관해 물었다. 시카고에서 자라 엘파소로, 그리고 아마릴로로 가게 된 사연, 성공적인 사업가에서 아동 성폭행범으로, 다시 자유인으로 변화하게 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자기 사건을 재조명하는 일을 일선에서 했던 로베르토 라모스 검사와 그 일을 시작하게 한 이름모를 한 명의 배심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어떤 분인지 전혀 모릅니다. 이름도 몰라요. 제가 풀려나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이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엘파소의 지방 검사는 마침내 그의 혐의를 모두 포기했지만, 카를로스는 무죄라고 판명되지도 않았다. 만약 그가 무죄가 확정된다면 그가 29년 가까이 억울한 옥살이를 한 대가로 주정부에서 최소한 200만 달러, 약 26억 원의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 카를로스는 교도소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실제로 '무죄'라는 게 어떤 것인지 잘 알게 되었다. 법적으로 무죄는 아주 드물게 인정되는 지위이고, 증명하기도 무척 어렵다. 그의 항소심을 도운 변호사는 아예 카를로스가 무죄라는 주장도 하지 않았고, 따라서 판사도 무죄 선고는 고려하지도 않았다.  

우리는 카를로스가 텍사스에서 DNA 증거를 토대로 무죄를 입증한 첫 사례가 될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하지만 그 영예—그것도 영예라면—는 유발데(Uvalde)에서 1990년에 성폭행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가 1994년에 무죄판결을 받은 길버트 알레한드로(Gilbert Alejandro)에게 돌아갔다. 나는 카를로스에게 DNA 증거가 법정에서 사용되지 않게 된 데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경찰, 검찰, 깁슨 변호사 중 누구에게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의 대답은 분명했다. "부패한 경찰이죠. 전부 그들 탓입니다. 자세히 논할 필요도 없어요."

나중에 내가 (지금은 릴리아 메디나로 이름을 바꾼) 비어드 전직 형사와 통화를 할 기회가 생겼지만, 그는 카를로스의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잡아뗐다. 그리고 자기가 DNA 결과가 나온 걸 알면서도 숨겼을 리는 만무하다고 했다. "그 사람이 범인이 아니라면 범인이 아닌 거지, 아닌데도 범인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경찰) 중에 그렇게 악의를 갖고 고의로 증거를 감췄을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엘파소에서 오래 변호사 생활을 해온 밥 스토치(Bob Storch)에 따르면 얘기가 다르다. "그 당시만 해도 경찰이 증거를 감추는 건 그냥 일상이었어요. 자기네 목적이나 주장에 일치하지 않는 증거가 나오면 그냥 무시하거나 치워버렸어요. 경찰들은 '저놈을 잡겠다'는 목표에만 집중하는 터널시야(tunnel vision)를 갖고 있어서 DNA 검사 결과가 도착했을 때 아예 봉투도 열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냥 보관함에 던졌을 거예요."

비어드의 전직 파트너였던 존 게레로(John Guerrero)는 모르긴 몰라도 DNA가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경찰이 카를로스를 범인으로 지목한 건 결국 경찰 라인업에서 피해자가 그를 지목했다는 사실에 근거했을 가능성이 커요. '네게 무슨 알리바이가 있다고 해도 상관없어. 피해자가 너를 찍었으면 네가 범인이야'라는 거죠."

실제로 비어드와 게레로는 카를로스와 같은 해에 재판을 받은 다른 사건에서도 터널시야를 보여주었다. 비어드와 게레로는 1990년 8월, 올랜도 가르시아(Orland Garcia)라는 젊은 남성을 붙잡아 무려 8시간 동안 심문했다. 그의 어머니가 살해당한 사건을 수사하면서 가르시아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긴 심문 후에 결국 가르시아의 자백까지 받아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곧 진술을 번복했다. 그리고 재판정에서 두 형사가 자기는 전혀 모르는 사실들을 이야기하면서 협박했다며, 게레로가 자기 머리카락을 쥐고 흔들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그걸 들은 배심원들은 가르시아가 무죄라고 평결했다.

나와 만난 가르시아는 비어드와 게레로 형사가 자기를 처음 보자마자 범인이라고 단정한 게 분명했다고 했다. "경찰은 범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을 그렇게 하나 정해요. 하필 그게 저였던 거죠. 일단 그렇게 정해지면 다른 용의자는 생각도 안 합니다." 그는 심문 과정에서 비어드는 좋은 경찰(good cop), 게레로는 나쁜 경찰(bad cop) 역할을 나눠 하면서 자기를 달래고 협박했다고 했다. 하지만 비어드도 거친 소리를 하곤 했단다. "아직도 기억하는 비어드의 말이 있어요. '우리는 네 마라카스(maracas, 양손에 하나씩 쥐는 악기. 여기에서는 남자 고환을 돌려 말하는 표현—옮긴이)를 꽉 쥐고 있어(=너는 이제 꼼짝 못해).'" 비어드는 자기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물론 카를로스의 억울한 판결이 모두 경찰의 잘못은 아니다. 검사들에게도 잘못이 있다. 내게 1990년대 엘파소가 어떤 곳이었는지 이야기를 들려준 두 변호사에 따르면, 당시 검사들은 사건에 의심이 생겨도 그냥 무시하고 재판으로 끌고 가서 배심원들이 결정하게 하라는 말을 위로부터 들었다고 한다. "검사들은 (피고 측 변호인을 상대로) 경쟁심이 강한 사람들입니다. 재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우리 편'이 이겨야 한다는 집념 때문에 피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수사를 못합니다."  

카를로스의 변호사 깁슨은 어떨까? 그는 DNA 검사를 했다는 기억이 없다고 했다. "제가 그걸 알았다면 당연히 변호에 사용했겠죠." 그는 롱고리아 검사가 자기에게 DNA 분석과 관련한 얘기를 했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카를로스가 워낙 탄탄한 알리바이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때 처음으로 도입된 DNA 검사 결과를 자신이 무시했을 수도 있다고 했다.

결국 카를로스의 재판과 관련한 모든 사람이 부실 수사를 눈감아 줄 만한 이유를 갖고 있었던 거다. 옳은 일을 해야 한다고 믿었던 한 사람의 여성만 제외하고 말이다.

나는 법원에 보관된 파일들을 뒤져 카를로스 재판에 참여했던 배심원들의 이름과 주소를 확인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편지를 보내 그들 중 한 사람이 나서서 카를로스를 풀려나게 도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그 사람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걸 보내면서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이틀 만에 엘파소 국번를 가진 번호에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았더니 말이 너무 빨라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만, "이바라(Ybarra)," "편지(letter)," "증거(evidence)" 같은 단어가 들어가 있었다. 내가 확인한 배심원 중에 이바라가 있었다! 내가 찾던 바로 그 배심원이었다.

우리는 40분 동안 전화 통화를 했다. 에스텔라는 내가 보낸 편지를 열기 전까지 카를로스가 석방되었다는 사실, 그리고 그게 자기가 나선 결과로 일어났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에스텔라는 크리스마스 때마다 자신에게 찾아온 후회를 이야기하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에스텔라에게 카를로스가 얼마나 고마워하는지 이야기하며 위로했다. 그리고 카를로스가 직접 찾아뵙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7월 21일, 나는 엘파소 공항에서 카를로스를 다시 만났다. 시카고 컵스 저지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멀리서도 그인 줄 금방 알 수 있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카를로스는 옛날 자기가 속했던 자동차 클럽이 모임을 가지곤 했던 장소처럼 젊은 시절 기억하는 곳을 지나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이야기해 줬다. 우리가 에스텔라의 집에 도착한 것은 이른 오후였다. 햇볕이 강하게 내리쬐는 길 끝에 있는 작은 벽돌집이었다.  

"마음의 준비가 되셨어요?"하고 내가 묻자, "네, 그런 거 같아요"라는 조심스러운 답이 돌아왔다.

에스텔라의 남편 조니가 문을 열고 우리를 맞았다. 우리는 함께 그 집의 식탁으로 가서 둘러앉았다. 집은 깔끔하고 여유가 있었고, 바깥의 열기를 막기 위해 커튼들이 닫혀있었다. 카를로스가 조니에게 스페인어로 물었다. "결혼한 지 오래되셨어요?"

조니가 대답했다. "아, 그럼요. 1962년에 결혼했으니까요."

부엌 벽에는 그들이 결혼했을 무렵에 찍은 에스텔라의 사진이 있었다. 머리숱이 많아 마치 헬멧처럼 단단해 보였다. 거실 벽에는 네 명의 아들들과 일곱 명의 손자, 손녀, 그리고 증손자 루카스의 사진도 있었다. 그때 무슨 소리가 들렸다.

무릎이 약하고, 당뇨과 골다공증, 관절염을 앓고 있는 에스텔라가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서 천천히 걸어 들어오고 있었다. 카를로스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안녕하세요, 에스텔라 씨 (Hola, Estella).”

“카를로스 씨 맞죠?" 에스텔라가 물었다.

카를로스는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웃었다. 그리고 스페인어로 "한 번 안아드려도 될까요?"

"아유, 당연하죠. 이리 와요, 이리 와요!" 카를로스가 에스텔라에게 다가가자 에스텔라는 그를 올려다보며 "세상에나. 저는 키가 작은 분인 줄 알았어요!" 카를로스는 허리를 굽혀 에스텔라를 안았고, 에스텔라도 그를 안았다.

카를로스는 울음을 참느라 떨리는 목소리로 "고맙습니다. 그렇게 나서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소를 띤 얼굴로 한 손을 여전히 에스텔라의 어깨에 얹은 채 말을 이었다. "저를 위해 해주신 모든 일에 감사드립니다. 에스텔라 씨께서 저를 그 끔찍한 곳에서 꺼내주셨어요."

에스텔라는 웃으며 "제가 기쁘게 한 일입니다"라고 했다.

두 사람이 각자 자리 앉은 후 에스텔라는 카를로스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했다. "제가 더 일찍 하지 못한 게 후회됩니다..." 그러자 카를로스가 머리를 흔들었다. "에스텔라 씨가 나서지 않으셨으면 저는 이 자리에 없을 겁니다. 저는 그저 감사하죠."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훌륭한 분이세요." 이 말을 하는 그의 목소리가 다시 떨렸고,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저는 카를로스 씨를 잊은 적이 없어요." 에스텔라가 냅킨을 찾으며 말했다. 이제는 에스텔라가 울기 시작했다.

"고맙죠."

"아닙니다." 에스텔라는 안경을 들고 묻어있는 눈물을 닦아냈다.

두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방에 있었던 건 1990년 재판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둘은 재판 이야기를 하면서 쉽게 대화를 이어갔다. 카를로스는 재판정에 앉아 있으면서 가졌던 느낌을 기억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진행되는 일에 집중하려고 애썼죠.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너무나 두려웠어요. '내가 도대체 왜 이 자리에 있는 거지?'하고요."

에스텔라는 카를로스를 보면서 자기 큰아들을 떠올렸다고 했다. 수형기간 중에 어머니를 여읜 카를로스는 네 아들을 키운 에스텔라에 더욱 눈길이 갔다.

두 사람은 각자 가진 엘파소에서의 기억을 이야기했다. 에스텔라가 자란 세군도 바리오, 카를로스가 콘서트를 보러 갔던 콜리시움, 에스텔라가 구경했던 로데오. 에스텔라가 티구아 인디어보호구역에 있는 카지노 이야기를 하자 카를로스는 그곳을 지나면서 빵을 사곤 했던 일을 기억했다.

에스텔라가 "거기에서 파는 빵이 참 좋았죠. 폭신폭신하고..."라고 하자, 카를로스는 "오븐에서 방금 꺼낸 것 같은 빵!"하고 되받았다. "옛날 기억이 되살아나네요."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두 시간이 흘렀다. 둘 다 많은 기억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카를로스는 시카고에서 자기가 하는 일을 이야기하며, "저는 일을 해야 합니다. 저는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에 쌓아둔 연금도 없거든요. 의료보험이고 뭐고 없어요. 그래서 저는 더 이상 할 수 없을 때까지 일을 해야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제 계획입니다."

"완전히 새로 시작하시는 거네요."

"넵, 맞습니다. 전부 다시 시작하는 거죠."

에스텔라의 집에서 출발한 후, 카를로스는 엘파소를 잠시 돌아다닐 수 있냐고 했다. 젊은 시절 차를 몰고 집집마다 방문해서 커비 청소기를 팔던 길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이제 이 거리들도 저처럼 나이가 들었네요."

우리는 그가 결혼 후 잠시 얹혀살던 친구 집과 처음 청소기 외판원을 시작했던 사무실, 그리고 자기 대리점이 있던 건물—34년 전 경찰이 찾아와 그를 체포했던 그 건물—앞을 지나며 봤다. 그는 자신을 떠난 전처 팸의 무덤에 가보고 싶어 했다. "저는 팸을 사랑했습니다. 언제나 제 마음속에 남아있을 겁니다."

그는 석방되자마자 팸에게 찾아가 자기가 무죄였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무려 20년 전인 1997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레스트론 추모 공원에서 풀이 웃자라 비석이 잘 보이지 않는 팸의 묘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는 비석에 손을 얹고 이렇게 말했다. "팸은 그때 젊었어요. 착하고 아름다운 사람이었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었고요. 하지만 그 일이 일어나면서 모든 게 산산조각 났습니다."

차로 돌아온 그는 팸과 함께 살았던 시간을 이야기했다. "저는 이곳에 정말 좋은 기억이 많아요. 제 일, 제 아내, 제 친구들.... 저는 제가 성공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돈도 잘 벌고 있었고, 결혼 생활도 행복했으니까요. 그러다가 하루아침에 눈앞에서 전부 사라진 겁니다."

에스텔라와 이야기한 것이 카를로스에게 위로가 된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울분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시카고에 살면서 옛 친구들을 만나면 다들 집이 있고, 은퇴자금이 있고, 아이들이 있었다. "저는 아이들이 있는 가정을 이룰 수 없게 되었잖아요. 제 아이가 한두 명 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그는 천성이 낙관적인 사람이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텍사스주에서 보상금을 받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텍사스의 무죄 프로젝트에서 엘파소 지방 검사에게 DNA와 체모 증거를 바탕으로 카를로스가 무죄임을 인정해달라고 청원서를 제출해서 그가 보상받을 방법을 찾고 있다. 지방 검사는 일단 거부한 상태다.

"제가 정말로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겠죠.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겠고요. 하지만 받을 수 없다면, 그걸 걱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나도 저는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제 인생이 얼마나 남았든, 저는 그 시간 동안 제가 될 수 있는 최고의 사람이 될 거고, 그걸로 만족하겠습니다."

카를로스는 차창 밖으로 엘파소를 바라봤다. 한때 그가 잘 알았던 도시, 자기가 집이라고 생각했던 도시. 그는 자신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여기에서 어떤 삶을 살고 있었을까,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