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7월, 카를로스는 아마릴로에 위치한 교도소 자기 방에 있다가 우편물실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이제 그의 나이는 60이었고, 머리카락은 하얗게 변했다. 그를 기다리고 있던 우편물은 엘파소의 한 변호사에게서 온 것이었다. 매튜 드코츠(Matthew DeKoatz)라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카를로스는 편지를 들고 교도소 도서관으로 가서 자리에 앉아 읽기 시작했다.

편지에서 드코츠는 자신이 카를로스를 대신해서 11.07호 영장을 집행하도록 임명받았다고 했다. 카를로스는 도서관에서 일하면서 다른 재소자들을 도와주곤 했기 때문에 그 영장이 신병 제출, 즉 법원 출두를 의미하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형을 살고 있는 재소자에게 법원으로 나오라는 건, 잘못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에게 출옥을 허락하기 위함일 가능성이 있다. 그는 교도소 내 감독관에게 그 편지를 보여줬더니 "뭔가 좋은 일이 생기는 것 같다"라며 기뻐했다. 카를로스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오래지 않아 드코츠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 드코츠는 카를로스에게 증거물인 용의자의 체모와 DNA 검사 결과에 관해 이야기해 주었고, 이 모든 일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알려 주었다. 당시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 중 한 사람이 생각을 바꿔 검사실에 전화를 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