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로 유죄 평결을 받은 것은 카를로스에게 큰 모욕감을 주었다. 그는 형 마리오에게 시카고 친구들에게는 자기가 삼촌이 살고 있는 스페인으로 이주했다고 말하라고 했다. 카를로스는 텍사스 아마릴로에 있는 주에서 가장 큰 교도소 중 하나에 수감되었다. 클레멘스 유닛(Clemens Unit)이라 불리는 이 시설은 끊임없이 들리는 소음과 사나운 교도관들로 악명이 높았고, 재소자들 사이에 종종 일어나는 폭행 사건 때문에 카를로스는 처음에 겁을 먹었다. 시카고 교외 지역의 풍족한 집안에서 자란 그는 교도소 안에서는 친구를 조심해서 사귀어야 하고, 비밀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미국 교도소에서는 아동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재소자가 다른 재소자들의 공격을 받는 일이 흔하다고 알려져 있다—옮긴이)

클레멘츠 유닛 교도소 (이미지 출처: Google Maps)

카를로스는 이 모든 일이 착오로 벌어졌기 때문에 사실만 밝히면 풀려날 수 있을 줄 알았다. 형은 카를로스의 변호사에게 사설탐정을 붙여주고 항소를 하게 했지만, 카를로스는 항소심에서도 패했다. '무죄 프로젝트(Innocent Project)'라는 비영리단체에 관한 글을 읽고 형을 통해 그 단체에 재판 속기록을 보내어 도움을 청했지만, 그 단체는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DNA가 발견되고 사용된 사건들만 지원한다며 속기록을 그에게 되돌려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