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은 '성소수자의 달,' 혹은 '성 소수자 인권의 달'이다. 이렇게 말하면 관공서의 캠페인 처럼 느껴지지만 이게 (1960년대에) 시작된 미국에서 부르는 이름은 좀 더 화려하고 느낌이 밝다: Pride Month

한국에서는 몇 해 전 카스맥주가 관련된 상품을 팔았던 정도의 예를 제외하면 (그나마 모기업인 오비맥주는 사실은 동성애 지지는 아니라고 발을 빼기도 했다)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미국에서는 많은 기업이 6월에는 성소수자 마케팅에 뛰어든다. 이제 6월 한 달 성소수자 마케팅은 크리스마스나 독립기념일 때 제품을 새롭게 포장해서 내놓는 것과 동등한 수준으로 가는 게 아닐까 싶을 만큼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순전히 돈벌이를 위해서 하는 짓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특별히 다른 것도 아니고 똑같은 상품인데 단순히 포장만 바꿔서 판매를 촉진하는 것밖에는 되지 않기 때문이고, 어떤 경우는 이유 없이 더 비싸기까지 하다. 흔히 하는 세일 품목에서 제외하니 결국 남는 장사다.

그래서 이런 만화도 돌아다닌다:

물론 한국의 성소수자들의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다. 성소수자들이 돈을 쓰겠다고 해도 아직 나서는 기업이 거의 없다. 지금은 먼저 나서기만 해도 언론의 관심을 받고 공짜 홍보가 될 만한 시기인데 오히려 그런 관심이 부담스러운 거다. 이유는 결국 불매운동이다. 기독교 단체들이 나서서 시위하고 제품을 불태우며 불매운동을 하면 큰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지난번에 올린 '자동차 회사의 젠더 마케팅'에서 이야기한 자동차 회사 스바루는 약간의 백래시를 받았지만, 판매에 문제가 있기는커녕 이를 통해 큰 홍보효과가 생겼고 판매 신장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미국에서 boycott이라 부르는 불매운동이 사실은 별 효과가 없다는 얘기가 있다. (여기에 관해서는 씨로켓 살롱에서 이야기했는데 이번에 새롭게 매체로 미디어스피어에 참여한 씨로켓에서 읽어 보시길). 물론 한국의 불매운동은 쉽게 볼 일이 아니지만 사실 국민적인 감정과 연관된 문제에서만 그렇고, 그나마도 그 효과가 분명하지는 않다. 일부 보수 기독교인들이 불매운동을 한다고 온 국민이 참여할까? 적어도 카스맥주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불매운동 시도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엄밀하게 말하면 술을 마시면 안되는 걸로 되어있는 기독교인들이 맥주 불매운동을 하는 건 우스운 일이니 그랬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