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소속감은 팩트보다 강하다

가짜뉴스에 관해서는 2016년 트럼프 당선을 전후해서 많은 분석이 이루어졌지만, 우리가 더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가짜뉴스가 줄어든 것은 아니다. 미국의 경우 팬데믹과 더불어 가짜뉴스가 오히려 더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도 받는다. 따라서 이에 대한 분석도 여전히 이어진다.

지난 주에 뉴욕타임즈에 등장한 맥스 피셔의 글 "Belonging Is Stronger Than Facts"은 아주 명쾌한 진단을 내놓았다. 길지 않으니 전부 읽어볼 만한 글이지만, 특히 눈에 띄는 분석은 인간의 생존본능에 충실한 동물이고, 사회변화 등으로 불안을 느끼면 자신이 속한 집단 내에서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 글 말미에 인용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의 사회학과 교수 제이넵 투펙치Zeynep Tufekci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의 문맥에서 자신과 다른 견해를 들을 때는 혼자 앉아서 신문을 읽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고, 동료팬들이 가득한 축구 경기장에서 상대팀의 말을 듣는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결국 "소속감은 팩트보다 강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팩트보다는 나와 동일한 집단의 가짜뉴스에 더 끌리게 된다.

2. 제이넵 투펙치

이 사람이 언급된 김에 좀 더 이야기를 해보면, 요즘 미국 언론은 제이넵 투펙치를 인터뷰하기 위해 줄을 서있는 것 같다. 학자인데 워낙 명쾌한 견해를 내놓기 때문에 10년 전 사람들이 슬라보예 지젝에 열광했을 때와 비슷한 느낌?

위에 소개한 가짜뉴스 관련 글에서 투펙치를 인용했는데, 같은 날 투펙치의 오피니언 칼럼에 같은 신문에 등장했으니 언론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상상할 수 있을 듯. 투펙치가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한 가짜뉴스에 관해 집중적으로 글을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번 칼럼이 바로 그 얘기: Why Did It Take So Long to Accept the Facts About Covid?

조금 길지만 투펙치의 전문분야인 만큼 인기있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글이라 추천.

3. 타히르 광장에서 도널드 트럼프까지

하지만 제이넵 투펙치를 소개하면서 이 글을 소개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알기로) 투펙치가 지금과 같은 주목을 받게 만든 글은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실린 이 글이다: How social media took us from Tahir Square to Donald Trump.

Have a nice Tufekci week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