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토머스 앤더슨(Paul Thomas Anderson) 감독의 2007년 작품 '데어 윌 비 블러드(There Will Be Blood)'에는 다양한 갈등 관계가 등장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건 대니얼 데이 루이스가 연기한 석유 채굴업자 대니얼 플레인뷰와 폴 데이노가 연기한 목사 일라이 선데이 사이의 지독한 반목이다. 아무도 흉내 내기 힘들 것 같은 두 배우의 연기가 보여주는 이 갈등과 증오의 핵심은 이 두 인물이 상대방이 가짜라는 것을 서로 알아 본다는 데 있다. 사람들 앞에서는 점잖은 사업가, 목사처럼 행동하지만 둘 다 똑같이 돈과 권력을 위해 무슨 짓이라도 할 인간이라는 것을 잘 아는 두 사람은 그 약점을 이용해 서로의 팔을 비틀어 이익을 챙기려 한다.
이 영화를 두고 반기독교적인 영화라고 하는 건 무리지만, 복음주의 기독교(Evangelical Christianity)에 대해 비판적인 영화인 건 맞다. 좀 더 정확하게는 미국의 석유 재벌과 그들의 돈을 받아 성장한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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