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의 코발트 광산 노동자들의 이야기는 지난 몇 년 동안 언론 기사와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법 많이 다뤄졌다. 잘 사는 나라들에서는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차를 사용하자고 하고 있지만, 그런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서 콩고의 코발트 생산지에서는 멀쩡하게 농사를 짓고 살던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고 광산 노동자로 전락해 고통을 받고 있다.

잠깐, 앞에서 코발트 광석은 채굴하기 쉽게 지표면 가까이에 있다고 하지 않았나? 맞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여기에 비극의 씨앗이 있다. 코발트가 다른 자원처럼 지하 수백 미터 아래에 존재한다면 고가의 기계를 동원하지 않으면 뽑아내지 못하겠지만, 지표 가까이에 있다는 이유로 주민들은 곡괭이만으로도 코발트 광석을 캘 수 있다. 문제는 그렇게 캐내다 보면 점점 깊이 파고들어가게 되는데, 코발트-구리 광맥을 따라서 파다가 지하 수십 미터 아래로 들어가는 일이 허다하다. 그런데 이들은 전문 광부가 아니기 때문에 땅을 안전하게 파는 방법을 모르고, 버팀목도 제대로 설치하지 못한다. 당연히 각종 사고가 빈번하고, 무엇보다 그렇게 어설프게 판 터널이 무너져 생매장되는 일이 잦다.

이렇게 지하 수십 미터를 내려가면 위에서 바람을 불어넣지 않는 한 숨을 쉴 수도 없다. (이미지 출처: Lowy Instit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