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만 해도 러시아는 전략적으로 꽤 유리한 위치에 있었다. 유럽의 경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고, 노르트스트림2 송유관은 이제 막 가동을 앞두고 있었고, 가동이 시작되면 러시아의 독일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다. 다른 나라들은 러시아의 군사력을 두려워했고, 관련 분석 기사나 각종 씽크탱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는 마음만 먹으면 우크라이나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서는 젤렌스키 정부의 인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었다. 돈바스에서 진행되는 지지부진한 전쟁 때문이었다. 러시아가 유럽과 미국을 상대로 벌이던 정보전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었고, 유럽에서, 특히 유럽의 극우 정당들 사이에서 러시아에 대한 긍정적 의견은 상당히 높았다.

더구나 우크라이나가 단기간 내에 NATO에 가입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다. 영토분쟁이 진행 중인 국가는 NATO에 가입할 자격을 갖지 못하는데, 우크라이나는 돈바스와 크름 반도 두 곳에서 분쟁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사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 문제가 논의된다고 해도 헝가리의 오르반 빅토르 같은 사람이 우크라이나의 가입을 지지할 리는 만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