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그 정도로 충분하다고 믿고 싶다면 그렇게 믿으셔도 좋아요. 하지만 저도 그렇게 믿을 거라 생각하지는 마세요."
오리처럼 생겼고, 오리처럼 걷고, 오리 같은 소리를 내는 동물이 있다면 오리다.
인간은 읽을 수 있도록 진화하지 않았다.
여자로 산다는 건, 여러 의미에서 시간과의 경주를 의미한다. 페미니즘은 여성에 일할 권리를 주었을지 모르지만, 여성에게 쉴 권리는 주지 못했다.
나치는 고작 10여 년간 독일을 지배했지만, 인류 사회에 오래도록 존재하던 차별과 배제의 습관을 활용했기 때문에 단기간에 독일 국민을 동원할 수 있었다.
계산적인 사람이라고 불리는 게 싫지만, 세상의 모든 여성들처럼 나는 머리속에 계산기를 장착하고 있다.
어쩌면 타인과의 마찰에서 발생하는 열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일지 모른다.
그런 환경에서 사는 부모가 어떻게 6살 짜리 아이를 혼자서 버스를 타러 가게 했을까? 그때만 해도 그게 정상이었다.
아무리 몰랐던 사실들을 찾아내고, 잊혀진 사람들을 만나도 서로 떨어져 지낸 세월을 다시 채울 수는 없었다.
냉전 시대에 미국의 이민법은 느슨해졌고, 리스의 정치인들은 입양이 훌륭한 외교적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알았다.
한국 전쟁 후 한국의 입양아들이 태평양을 건너기 전, 그리스에서 이미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인류학자가 아마존에 갔다. 브라질의 아마존이 아니라,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의 물류센터에.
경찰이 조지 플로이드를 살해하는 걸 보고 자란 아이들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에 분노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끝까지 불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다가 결국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
우리 모두는 그가 만들어 낸 미디어 세상에 갇혀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