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헐리우드에서 작은 논란이 있었다. 유명한 감독 한 사람이 몇몇 배우들의 연기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말을 했기 때문이다. 관객도 싫어하는 배우들이 있으니, 감독의 눈에는 호불호가 더욱 분명하게 갈릴 것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감독들이 공개적으로 배우의 연기를, 그것도 함께 일해 본 적이 없는 배우의 연기를 비판하는 일은 드물다. 영화사, 투자자가 원하면 언제 그들과 함께 일하게 될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같은 업계 사람들에 대한 비판을 삼가는 건 어디나 똑같다.)

그럼 그 감독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이 경우 왜 그랬냐보다 더 중요한 건 그가 누구냐일 거다.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였기 때문이다. 모르는 사람이 없겠지만, 타란티노는 "비디오 대여점 직원 출신의 영화광이 헐리우드 감독이 된" 인물로 유명하다. 감칠맛 나는 대사와 서사 구조,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영화 속 장면들을 차용해서 재조합하는, 헐리우드에서도 아주 독특한 감독이다.

쿠엔틴 타란티노의 작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