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를 외교적 고립주의자(isolationist)로 묘사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미군을 해외에 파병할 필요가 없다거나, 다른 나라의 문제는 그 나라가 해결해야 한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전형적인 고립주의적 태도다. 게다가 현재 트럼프와 공화당 주변에는 그런 정책을 선호하는 진정한 고립주의자들도 많다. 하지만 데이비드 생어는 트럼프는 사실 일방주의자(unilateralist)라고 설명한다.

흔히 ‘단독주의’라고도 번역되는 일방주의(Unilateralism)는 국제 관계에서 동맹국과의 협력이나 국제기구의 승인보다, 자국의 판단과 이익을 앞세워 행동하는 외교 노선을 말한다. 트럼프가 파리 기후 협정, 세계보건기구(WHO), 유네스코(UNESCO), 유엔 인권 이사회 등에서 탈퇴하거나 지원을 대폭 삭감하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보다 미국의 독자 노선을 강조하는 게 전형적인 일방주의자의 모습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외교적 고립주의를 추구한다고 믿고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도와 이란의 핵시설을 폭격한 선택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협력 없이—그리고 국내적으로는 의회의 승인 없이—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는 자유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