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테크크런치가 진행한 인터뷰를 한글로 옮긴 것이다. 원문은 여기에서 읽어볼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유튜브에서 최신 아이폰이나 전기차의 리뷰를 검색해본 적이 있다면 아마 마커스 브라운리(Marques Brownlee)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십 대 시절인 2009년에 MKBHD라는 채널을 시작한 브라운리는 깊이 있으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테크 영상으로 1천580만 구독자를 모았다. 그는 일론 머스크, 마크 저커버그, 빌 게이츠, 그리고 버락 오바마 같은 사람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게다가 브라운리는 프로 얼티밋 프리스비 선수이기도 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브라운리의 "엄청난 점프 능력"을 칭찬한 적이 있다.)

브라운리는 프로 얼티밋 프리스비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어쩌면 브라운리의 가장 대단한 업적은 10년 넘게 온라인 비디오를 제작하면서 오디언스의 신뢰를 잃지 않고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일지 모른다. 그리고 모든 크리에이터가 숏폼 비디오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되자 틱톡에도 아무런 어색함 없이 적응했다. 그가 만든 만우절 영상은 몇 안 되는 제대로 만든 만우절 장난 영상이다.

테크크런치는 비드콘(VidCon)에서 브라운리를 만났다. 그는 디스코드(Discord)에서 베타 테스트 중인 서버 구독(페이트리온은 강한 경쟁자를 만날 듯)의 홍보를 도와주고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테크 리뷰어(테크크런치 기자님들, 죄송합니다)인 28세의 마커스 브라운리는 인터뷰에서 틱톡으로의 전환, 메타버스에 대한 의견, 그리고 왜 구글글래스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줘야 하는지 들려주었다.

@mkbhd Just FYI it’s actually impossible to look cool getting out of a supercar #rimac #fyp ♬ Oh No - Kreepa

아래의 인터뷰는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약간의 편집을 거쳤음을 밝혀둔다.


테크크런치: 20여 분 짜리 비디오로 유튜브에서 크게 성공한 후에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를 만들기는 쉽지 않은데요. 이런 새로운 플랫폼에서 짧은 콘텐츠를 만드는 비결이 있나요?

마커스 브라운리: 그에 관해 생각을 많이 합니다. 저는 사용하고 싶지 않은 방법들이 있어요. 가령 다른 콘텐츠를 가져다가 숏폼으로 바꿔서 재사용하는 게 그런 겁니다. 각 플랫폼을 위한 네이티브 콘텐츠를 만드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쇼츠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는 쉽지 않았어요. (다 찍고 나서) 이걸 어떻게 60초 이내로 편집할 방법이 정말로 있기는 한 건가 싶었죠. 제가 만든 첫 쇼츠 세 개의 길이가 59.8초였어요. 틱톡을 보면서 시간을 보내기로 작심하고, 틱톡에서 잘 작동하는 게 뭔지 알게 된 후에야 방법을 발견했죠. 그런 시도가 (짧은 영상) 플랫폼에 특화된 콘텐츠를 더 잘 만드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여러 플랫폼에 아주 많은 크리에이터 프로그램들이 존재하는데요, 크리에이터로서 당신의 수입원을 플랫폼에 따라 구분하면 어떻게 나뉘나요?

유튜브에 장착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 제 수입의 50%를 차지합니다. 여기에는 굿즈(merch) 판매나 저희가 협업하는 각종 협업("other deals we do") 같은 것도 포함됩니다만, 저희의 주업은 항상 비디오입니다. 오랫동안 해왔고 잘 작동하는 모델이거든요. 오버헤드(overhead, 간접비용)는 특별히 생각하지 않아요. 비디오가 잘 작동할 수 있고, 잘 작동할 걸 알기 때문이죠. 유튜브 고마워요!

숏폼 비디오가 아주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그걸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은 아직 아무도 찾아내지 못한 듯합니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 생각해보셨나요?

저도 답은 없어요. 답을 찾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아마 거짓말을 하는 걸 거예요. 숏폼 비디오가 크게 바이럴 되는 건 말이 됩니다. 숏폼 비디오에서 나오는 숫자는 다른 곳에서 나오는 숫자와 다른 의미가 있어요. 틱톡에서 2천 만 뷰가 나온 것과 유튜브에서 2천만 뷰가 나온 건 달라요. 비디오에서의 수익 창출을 따져보면, 유튜브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비디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시청자가 [그 비디오를] 보기로 의식적 선택을 했기 때문입니다. 시청자가 썸네일을 발견하고, 그 비디오를 보며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시청자의 결정으로 수익이 창출된 겁니다. 이런 식의 거래는 잘 작동합니다. 하지만 쇼츠는 완전히 달라요. 저는 숏폼 비디오를 통해 나쁘지 않은 수익을 깔끔하게 창출하는 솔루션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테크 리뷰어로서 10년 넘게 오디언스들에게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당신의 관점에 솔직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인기를 유지하는 그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세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뭐고, 싫어하는 게 뭔지에 대해 최대한 투명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특정 기술/기기에 대한 저의 선호에 누군가 동의를 하느냐 마느냐는 거의 중요하지 않아요. 저는 시청자들의 입장에 제 자신을 대입해서 그들이 그 기기를 사려고 한다면 알아야 할 것을 이야기합니다.

요즘 테크 트렌드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흥분되는 건 뭔가요?

저는 AR/VR에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기술이 흥미로운 이유는 이렇습니다. 제 생각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가장 흥미롭게 느껴질 때는 사람들을 돕거나 그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가져다주는 제품을 손에 넣었을 때입니다. 저는 (AR/VR에서) 킬러앱이나 아주 흥미롭고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제품들의 등장을 곧 목격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거에 구글 글래스를 비롯해서 기발한 제품들(crazy stuff)을 봤지만 이제 곧 멋진 제품들(cool stuff)을 보게 될 거라 생각해요.

AR과 VR의 차이가 궁금하다면 이 영상에서 쉽게 설명한다. (한글자막)

메타버스라는 아이디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람들이 거기에서 어떤 가능성을 보는지는 이해합니다. 왜 페이스북–혹은 메타–이 여기에 큰 투자를 하는지도 이해해요. 하지만 동시에 저는 메타버스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새로운 걸 하고 싶을 만한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저는 그게 뭔지 아직 모르겠어요.

맞아요. VR에서 비디오 게임을 하는 건 재미있을 수 있겠지만 VR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거나 일을 하는 건 아직 설득이 필요한 일입니다.

"회의에 (직접) 가지 않아도 된다면 어떨까?" 같은 말을 들으면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의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냥 우리가 평소 하던 대로 하는 게 그다지 어렵지도 않아요. 저는 이런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질 이유를 아직도 찾는 중입니다. 저는 새로운 제품이 나오면 일단 써봅니다. 그게 제 일이니까요. 기회를 한 번 주는 거죠. 하지만 저는 지금이 그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답이 쏟아지기 직전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메타의 VR 하드웨어는 가지고 놀기는 재미있는데 그 안에서 살고 싶지는 않아요.

가지고 놀기 좋은 제품이죠. 세상에는 가지고 놀기 좋은 제품은 이미 많아요. 메타는 그 기기가 대중화(mass adoption)되기를 바라고 있겠지만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AR이 VR에 비해 더 접근하기 쉬울 거라 생각하세요?

활용도가 높은 사용법을 가장 찾기 쉬운 게 AR이라고 봅니다. 구글 글래스가 나왔던 때를 기억합니다. 그 제품은 황당해 보였지만 낯선 도시를 걸어갈 때 시야 한쪽 구석에서 가야 할 길을 내비게이션을 통해 알려주는 기능은 아주 유용했죠. 저는 그런 작은 기능들이 근본적으로 아주 유용하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이니까 하드웨어는 오래됐지만 그 이후로 기술은 훨씬 더 발전했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AR에서 미래를 찾기가 더 용이합니다.

어떤 기업이 AR을 잘 한다고 생각하세요?

아이폰과 라이다(lidar)죠. (아이폰12부터 들어가기 시작한 라이다 기능을 의미하는 듯–옮긴이) 기능적으로 말하면 아주 훌륭한데, 아직 유용한 일을 하지는 않아요. 물론 내 방에 소파가 들어오면 어떻게 보일지 확인하는 것도 좋기는 하지만 "이건 꼭 사야 돼"라는 제품은 아직 못 봤어요.

유용할 거라 생각했는데 성공하지 못한 제품을 꼽는다면?

구글 글래스가 바로 그런 제품이죠. 10년 전에 그걸 쓰고 술집에 들어가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이제는 스냅챗이 안경을 만들고 거기에 카메라를 집어넣었잖아요. 지금은 사람들이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죠.

웨어러블 테크와 관련해서 프라이버시 논쟁이 많습니다. 이런 종류의 기술에 대해 윤리적인 우려를 갖고 계신가요?

그런 기술은 책임감 있는 일을 하는 책임감 강한 기업에서 나왔으면 하고 바라지 않나요. 메타에 대해 우려하는 게 바로 그 때문입니다. 저는 거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 하지만 그건 폰도 마찬가지죠. 여러분이 폰으로 중요한 일을 처리한다면 폰에는 중요한 데이터가 있겠죠. 그래서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거고요. 우리는 기업들이 그런 데이터를 가지고 올바르게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사람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테크 제품이 있나요?

테슬라가 아닌 전기차요. 다른 전기차들도 이제 거의 다 왔어요(They’re almost there).


마지막으로 테크크런치의 인터뷰와는 무관하지만 마커스 브라운리가 2020년 6월에 업로드한 영상을 소개한다. 정치적인 발언은 거의 하지 않는 유튜버이지만 트럼프 임기 마지막 해에 뜨겁게 타오른 BLM(Black Lives Matter) 운동의 열기 속에서 자신의 견해를 밝힌 비디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