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에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큐어넌 음모론은 이상한 사람들이나 믿는 이야기로 취급되었고, 언론에서도 그저 신기한 현상처럼 다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포챈과 같은 인터넷의 어두운 구석을 벗어나 세상으로 나왔다. 특히 배우인 제임스 우즈(James Woods)나 로잰 바(Roseanne Barr),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적인 투수 커트 실링(Curt Schilling) 같은 유명인들이 믿으면서 이전에는 이상하게만 여겨졌던 이야기가 이제는 정상적인 사람들도 한번쯤 귀를 기울여볼 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큐어넌의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2019년 8월 제프리 엡스틴의 사망과 2020년에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엡스틴의 사망 경위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는 게 사실이었기 때문에, 정치적 성향과 무관하게 많은 사람들이 "엡스틴은 자살하지 않았다"는 말을 쉽게 할 만큼 음모론을 키우는 완벽한 토양이었다. 그러니 이미 미국의 엘리트들이 아이들의 피를 마신다고 굳게 믿고 있던 큐어넌 음모론자에게 엡스틴의 미심쩍은 사망은 자기가 믿고 있던 이론이 맞다고 확인해 주는 증거로 작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