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에 나온 영화 ‘탑건’에서 톰 크루즈의 경쟁자로 나왔고, 병환 중임에도 올해 새로 나온 ‘탑건: 매버릭’에서도 잠깐 얼굴을 비쳤던 배우 발 킬머의 근황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면 화려한 목걸이가 눈에 띈다. 흔한 남성용 골드 체인 목걸이가 아니라 각종 보석과 금속 장식이 많이 붙은 여러 줄의 목걸이들을 가득 걸고 있는 발 킬머 사진이 많다. 그는 후두암 수술 후에 착용하는 인공후두 기기를 가리기 위해 목에 스카프를 매는데, 화려한 목걸이는 이 스카프와 잘 어울리는 장신구로 보인다.
하지만 그의 목걸이는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발 킬머는 미국 원주민(인디언) 피가 섞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킬머의 증조모가 체로키 인디언이었기 때문에 킬머의 아버지는 인디언 보호구역에서 자랐다고 한다. 따라서 그는 어릴 때부터 인디언 문화에 익숙했고, 영화 배우로 활약하면서도 인디언 혈통을 숨기지 않았다. 미국이 워낙 인종적으로 다양한 나라이다 보니 혼혈의 역사도 길고, 따라서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서는 알기 힘든 다양한 피가 섞인 사람들이 많다. 캐머런 디아즈, 앤젤리나 졸리, 조니 뎁 같은 영화 배우는 물론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도 원주민의 혼혈이고, 지미 헨드릭스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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