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인공지능 반도체인 H20 칩의 중국 수출을 허가했다. 이유는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중국의 화웨이가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고,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해제하게 하려는 중국과의 딜이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적당한 수출을 통해 중국 반도체 산업의 성장을 제한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이전에도 이미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는 H20 칩의 수출을 제한했다가 약 3개월 후에 이를 해제했다. 그럼, 트럼프는 H20 칩 수출 제한을 중국의 희토류 수출을 해제하기 위한 카드로 사용한 것뿐일까?

그렇지 않다. 중국이 자국 희토류의 미국 수출을 제한한 시점은 4월 4일로,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인상한 것에 대한 보복 조치였다. 항상 그러듯, 트럼프는 자기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문제를 '해결'한 것 뿐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은 허용했던) H20 칩의 중국 수출을 규제하는 '대(對)중국 터프가이'의 이미지를 보여 주고 싶었고, 문제에 부닥친 기업, 국가들이 자기에게 찾아와 협상을 요구하는 모습을 자기에게 힘이 있음을 증명해 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가 일으킨 소동이 가라앉고 나면 세상은 원래대로 돌아온다. 바뀐 것도, 해결된 문제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