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 박물관의 새 표본을 훔치던 당시의 기분을 설명하는 에드윈 리스트는 표본을 훔치는 동안 흥분이 되거나 신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것들을 어떻게 하면 가방에 모두 담을 수 있을까?' 하고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만 생각했단다. 하지만 돌로 창문을 깨고 들어가서 쉽게 훔칠 수 있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단다.

새벽 기차를 타고 런던 집으로 돌아온 리스트는 훔친 새들을 모두 꺼내 자기 방에 늘어놓고 행복감에 빠졌다. 이제 자기만큼 훌륭한 플라이 미끼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리스트가 자연사 박물관에서 훔친 새의 표본은 총 299마리였고, 세상에서 이만큼 희귀한 깃털을 많이 확보한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경쟁자가 있다면 비싼 돈을 내고 리스트에게서 깃털을 사야 했다.

꼬리를 밟힌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