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의 목표는 베네수엘라의 정권 교체다. 하지만 다른 나라의 정권 교체는 트럼프 본인이 미국을 제일 우선시하겠다며("America First") 그토록 비판하던 미국의 습관이다.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직후 트럼프는 "타국 정권들을 전복하려는 경주를 멈추겠다"고 했고, 2015년에는 '국가 건설'(nation-building), 즉 독재자의 축출 등으로 붕괴된 국가 시스템을 새로 만들려는 시도를 비판하면서 "우리 자신의 국가부터 건설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수 세기 동안 독재자나 그보다 더 나쁜 통치자 아래 있었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나라를 운영해야 하는지 가르치려 하고 있다"고 했다. 베네수엘라의 지도자를 체포·납치한 뒤, 정권이 교체될 때까지 미국이 직접 통치하겠다는 선언은 트럼프가 이제까지 했던 모든 말을 번복하는 것이었다. 그는 과거 미국의 버릇을 고스란히 반복하기로 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과거에 타국의 정권 교체와 국가 건설 시도를 비판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미국은 거의 예외 없이 실패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즈의 사설도 지적하는 것처럼,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안정적인 정부를 세우려고 노력했지만 20년 동안 실패만 거듭했고, 리비아에서는 독재 정권을 몰아냈으나 그 자리를 분열된 국가로 만들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초래한 비극적인 결과들은 여전히 미국과 중동 지역을 괴롭히고 있다."

이라크의 경우 정부 구성 실패로 제대로 기능하는 행정부가 부재한 상태로 2026년에 접어들었다. 특히 올해 말까지 미군을 포함한 국제연합군의 주둔을 완전히 종료하기로 했기 때문에 그 공백을 누가 메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는 이란의 지원을 받는 민병대(PMF)가 국가 정규군보다 더 큰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정성은 지금보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많은 외교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사담 후세인 제거는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