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유명한 우익 인플루언서 찰리 커크(Charlie Kirk)가 지난 수요일(9월 10일) 집회 중에 총에 맞아 사망했다. 특히 찰리 커크가 도널드 트럼프와 특히 가까운 관계에 있었고, 그의 주변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기 때문에 트럼프 지지자들은 이를 트럼프와 그를 따르는 마가(MAGA) 세력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마가 세력이 아닌 미국인들에게도 이번 사건이 주는 충격이 워낙 크기 때문에 며칠째 모든 언론이 이 기사를 톱으로 다루고 있다.
총기를 소유할 수 있는 미국에서 정치적 목적의 암살, 혹은 암살 시도는 드문 일이 아니다. 19세기 링컨 대통령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더라도, 20세기 중반 존 F. 케네디 대통령(1963년)과 그의 동생 로버트 F. 케네디(1968년), 마틴 루서 킹 목사(1968년) 같은 인물들이 암살당했고, 1981년에는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총에 맞았으나 목숨을 건졌다. 트럼프만 해도 지난해 선거 기간에 두 번의 암살 시도를 피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지난 6월에는 미네소타주 정치인과 그의 남편이 괴한의 총격에 살해당했다.
이런 역사를 생각하면,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아 줄곧 살해 위협을 받아온 인플루언서가 살해당한 것이 과연 미국을 발칵 뒤집을 만큼 중요한 사건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분명한 비극이고,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대통령을 비롯한 우익 전체가 보복을 다짐하며 내전(civil war, 미국에서는 남북전쟁을 Civil War라고 부른다)을 운운하는 건 지나친 반응처럼 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