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는 미확인 미행 물체(unidentified flying object), 즉 하늘에 떠다니는데 그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물체를 말한다. 이를 외계인과 동일시해서 "UFO의 존재를 믿느냐"라고 묻는 건 잘못된 질문이다. 확인되지 않은 이유는 다양할 수 있고, 외계에서 온 비행체이기 때문만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UFO를 외계인과 동일시하는 건 이 현상이 대중문화에 비쳐진 방식 때문이다. 그 결과, 군이나 정부 관계자가 이 현상을 진지하게 논의하려고 해도 "UFO"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내는 순간 사람들은 "외계인"이라고 이해해버리는 문제가 발생했다. 고민 끝에 미국 정부는 이런 문화적 함의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표현을 만들어냈다. 바로 UAP (unidentified aerial phenomenon), 미확인 공중 현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unidentified anomalous phenomenon, 미확인 특이 현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대중들에게는 여전히 UFO가 친숙한 명칭이고, 그래서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UAP를 검색하면 UFO 페이지로 이동한다.
정부가 국민을 상대로 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정확해야 한다. 오히려 모호한 게 더 나은 경우가 없는 건 아니어도 대부분은 오해의 여지가 없어야 한다. 발표나 발언이 오해되어서 생길 문제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중에 져야 할 책임에서 자유롭기 위해서 그렇다. 미국은 최근 영공을 침입하고 있는 풍선 등의 비행체를 계속 격추하고 있는데, 미국 정부가 이를 발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은 "미확인 물체" 혹은 "고고도(high-altitude) 물체"였다.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단순히 "물체"라고만 부르는 이유를 "우리는 이게 누구의 것인지 모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