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미국 북부 매사추세츠주 유명한 휴양지인 마서스비니어드섬에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는 남미 이민자 50명이 전용 비행기편으로 도착하는 일이 벌어졌다.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에서 온 사람들로 알려진 이들은 아직 미국에 머무를 수 있는 허가를 받지 못하고 국경을 넘은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불법 이민자’로 부를 수는 없다. 미국 이민 당국에 망명을 신청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마약 조직과 관련된 납치와 살인, 폭력에 시달리는 남미 국가들에서는 주민들이 더는 살기 어려워 이렇게 미국으로 무작정 찾아오는 일이 21세기에 들어 급격하게 증가해왔다. 이번에 도착한 50명처럼 특히 콜롬비아, 베네수엘라가 대규모 마약 조직에 시달리는 나라들이다.
미국 이민국이 이들을 무작정 받아주는 건 아니다. 엄격한 자격 심사를 거쳐야 하고, 많은 사람이 망명자 신분을 부여받지 못해 본국으로 돌려보내진다. 긴 심사 기간에는 이들을 어딘가에는 수용해야 하고, 그렇게 수용한 사람들에게는 숙소뿐 아니라 음식 등 기초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는 국가들이 맺은 인도주의적 협정에 근거한 것이라 지켜야 한다. 하지만 근래 들어 그렇게 도착하는 남미인들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텍사스를 비롯한 남부 여러 주가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우리가 다 수용할 수 없으니 연방정부가 나서서 이들을 막아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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