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선수와 남자선수를 분명하게 구분해온 엘리트 체육계가 빠진 고민을 요약하면 이렇다. 남자가 여자 종목에 몰래 들어와서 경쟁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성별을 확인하는 절차를 만들었는데, 과거에는 단순한 이분법으로 생각했던 성(sex)이라는 게 살펴볼수록 복잡했다. 외부에 드러난 생식기도, 성염색체도 여성과 남성을 구분해주지 못한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다. 자,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세계 아마추어 육상경기 연맹(IAAF)은 투기 종목에서 사용하는 '체급(weight class)'과 비슷한 접근법은 선택했다. 복싱이나 레슬링, 이종격투기와 같은 스포츠는 체중을 기준으로 체급을 만들어 같은 체급의 선수들끼리만 경기하게 한다. 상대적으로 작고 가벼운 선수들은 빠르고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어도 크고 무거운 선수들의 물리적인 무게와 크기가 가진 파괴력을 이기기 힘들다. 이 경우 선수의 안전이 문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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