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디 줄리아니가 뉴욕 시장이던 시절에 도입한 과도한 치안 방법('정지 신체 수색')이 범죄율 감소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2013년에 연방 법원이 '정지 신체 수색'이 헌법이 정한 권리를 위배한다는 판결을 내리는 바람에 뉴욕 경찰은 더 이상 그 방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후로도 뉴욕의 범죄율은 계속 내려간 것이다.

그런데 앞의 글에서 '깨진 유리창 이론'에 과학적 근거가 없음을 밝힌 저자 중 한 사람인 경제학자 옌스 루드윅(Jens Ludwig)이 최근 도시와 범죄에 관한 자신의 이론을 제시한 책, 'Unforgiving Places'를 내놨다. 제목에 등장하는 단어 'unforgiving'은 '용서하지 않는, 무자비한'이라는 뜻도 있지만, 그보다는 '험악한, 사나운, 혹독한'이라는 의미로 사용될 때가 많다. 이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루드윅은 범죄와 장소(동네)를 연결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부정한 '깨진 유리창 이론'과 비슷한 주장을 하는 게 아닐까?

우리는 '깨진 유리창 이론'의 주장을 자세히 뜯어 볼 필요가 있다. 그 이론은 장소/동네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듯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무질서와 경범죄를 엄격하게 처벌해서 큰 범죄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범죄 용의자를 사회로부터 차단하는 데 그 목표가 있다. 옌스 루드윅이 말하는 범죄율이 높은 지역은—외견상으로는 비슷할 수도 있지만—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