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면서 길에서 낯선 사람들을 차에 태운 적이 있다. 정확히 말하면 내가 태운 게 아니다. (옛날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길에서 손가락을 들고 서 있는 히치하이커를 태우는 일은 절대 하면 안 된다.) 그 사람들이 다짜고짜 뒷좌석 문을 열고 올라탄 거다. 당시만 해도 차가 출발하면 모든 문이 자동으로 잠기는 기능이 없는 차가 흔했고, 우리가 타던 1994년형 중고 혼다 어코드도 그랬다.
아직 아이들이 태어나기 전, 대학원생이었던 나는 위스컨신주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다른 학교의 박사 과정에 진학하기 위해 장거리 여행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이삿짐을 트럭으로 먼저 보내고 시카고를 거쳐 동쪽으로 이동하던 중, 인디애나주에 있는—아마도 사우스벤드 정도 되는—작은 도시에 점심을 먹으러 들렀던 걸로 기억한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이라, 커다란 지도책과 도로 표지판만으로 길을 찾아야 했다. 하지만 대도시는 대도시대로, 작은 도시는 작은 도시대로 길을 잃기 쉬웠고, 종종 차를 멈추고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 게 자연스럽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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