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흔히 ‘레드 스테이트(red state)’라고 불리는 공화당 우세주에서는 조 바이든이 이끄는 연방 행정부와 끊임없는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주 정부와 연방 정부 사이의 갈등은 트럼프 행정부 때도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때는 ‘블루 스테이트(blue state)’라 불리는 진보 성향의 (혹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주들이 연방 정부의 결정에 반대하는 일이 많았지만, 기본적으로 남부를 중심으로 한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연방 정부의 힘을 최소화하고 주의 자치권을 강조하는 경향이 강하다.

최근에는 공화당 소속의 주지사가 이끄는 플로리다주에서 미국 농무부(우리로 치면 농림축산식품부)의 정책에 반대해서 각급 학교들에 “농무부가 내려보낸 가이드라인을 무시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우리식으로 말하면 지자체와 정부가 노골적으로 대립하는 모양새인데, 도대체 연방 정부가 무슨 가이드라인을 강요했기에 이런 일이 생겼을까?

문제의 핵심은 ‘타이틀 나인(IX)’이라 불리는 연방법이다. 1972년에 제정된 이 법은 미국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학교들은 교내에서 성차별을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 법을 성소수자(LGBTQ) 학생들이 학교에서 동등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석했고, 급식 등으로 농무부의 지원을 받는 학교들에 가이드라인을 내린 것. 하지만 플로리다를 비롯한 20개의 레드 스테이트에서는 이 가이드라인이 법적 근거가 없다며 법원에 제소한 것이다.